[증권사 조달 난조] 원화채 투심 향방은…고금리·리테일로 극복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채권 발행을 위해 시장을 찾는 증권사의 낯빛이 어둡다. 금리 상승기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 더해 실적과 부동산 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금리 메리트 등으로 채권 시장에 리테일 수요가 유입한 만큼 향후 증권채 투자 심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공모채 발행은 시장 경색에 따라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잭슨홀 여파…금리 상단 열려
금리 인상기로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되면서 증권사의 공모채 발행도 부침을 겪어 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등이 발행을 마쳤지만, 시장 환경에 따라 개별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했다. 지난 6월 올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선 한국투자증권은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금리가 고점을 찍었을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덕이었다.
다만 금리 환경은 더욱 악화했다.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더욱 긴축적인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다. 31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기름을 부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7월부터 국고채 금리가 빠지는 등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이 있어 크레딧 시장 분위기가 풀렸고, 8월도 단기물 중심으로 스프레드 축소세를 보였다"며 "다만 잭슨홀 연설을 기점으로 약세 흐름으로 바뀌었고 9월 FOMC까지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리 상단이 열려버린 상황이라 금리대가 매력적이어도 채권 손실 우려가 있어 투자자들이 망설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적·부동산 리스크에 금감원까지
대내외 변수도 증권사를 덮쳤다. 2021년 호황을 맞은 증권사 실적은 시중 유동성 축소로 급감하는 모습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평가손도 실적 부진의 한 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조1천2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5조1천510억 원 대비 39.8% 감소했다.
이런 변동성은 증권채가 동급 채권보다 높은 금리대를 형성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증권채는 동급과 비교해 실적 변동에 대한 우려가 커 금리가 높다"며 "고금리 매력이 부각될 수도 있지만, 금리 인상이 가파른 시기에는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그간 규모를 늘려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4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발부채 및 대출채권 규모는 2017년 15조9천억 원에서 2022년 3월 말 27조8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4.7%로, 작년 3.7%에서 1%포인트 증가했다.
이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PF는 시장에서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부분"이라며 "증권사들의 자본 여력이 PF 리스크에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투자자들은 자세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의 감독과 과징금 처벌 등 기존에는 투자 심리를 크게 훼손하지 않았던 것들도 다르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나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는 작은 요인 하나가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증권채 투심 향방은…고금리·리테일 수요 돌파구되나
이에 이날 예정된 한화투자증권의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는 향후 증권채에 대한 투자 심리를 엿볼만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당초 지난달 29일 실시할 예정이던 수요예측을 일주일 연기했다. 잭슨홀 연설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냉각됐지만 금리 추가 상승을 우려해 채권 발행을 강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공모채 발행에 나섰다가 두 달가량 일정을 미뤄 발행을 끝마친 NH투자증권은 흥행을 거뒀지만, 금리 상승분은 감내해야 했다.
한 기업금융(IB) 관계자는 "금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내년에도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우량하면서 5%가 넘는 금리대라 리테일 쪽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고금리 메리트로 개인 투자자의 채권 시장 유입이 거세진 점은 분명하다"며 "리테일 수요가 채권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긴 했지만, 기관의 규모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은 한계"라고 부연했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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