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환율 고점에도 네고업체 '눈치'…1,300원 중반대 안착할까
  • 일시 : 2022-09-06 09:20:16
  • 역대급 환율 고점에도 네고업체 '눈치'…1,300원 중반대 안착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최근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달러-원 환율에도 네고업체들 사이에서 달러 매도 의지는 제한적인 분위기가 엿보인다.

    전방위적 강달러 흐름이 물러서지 않아 달러-원 고점 인식을 하기 어려운 만큼, 적극적인 네고 물량의 출회는 자취를 감추었다. 어느덧 1,300원 중반대를 넘어 결제 물량이 유입하는 등 레벨 눈높이가 위쪽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네고업체, 선뜻 달러 매도에 손 안 나간다…신용한도 이중고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약 13년 5개월여 만에 1,370원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1,375원까지 올라 1,300원 중반 끄트머리에 걸치기도 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달러-원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에 네고 물량은 나오기도 했지만, 그 강도는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1,350원대와 60원대, 70원마저 연거푸 뚫고 오르자, 밀린 결제 수요가 유입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달러 인덱스가 20년 만 최고를 기록하는 등 역외 매수세가 강하게 레벨 상승을 이끌었지만, 수급상 반대 요인인 네고 물량은 레벨 메리트에도 결제 등을 압도하면서 강하게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구조적인 수급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대규모 달러 매도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다.

    A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아직 네고 물량이 크게 나온 건 없는 것 같다. 업체들은 1,400원까지 오를 수 있어 레벨을 열어두고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반면에 자금이 필요한 결제 쪽에선 계속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현물환 네고 물량은 나오지만, 선물환을 통한 매도 수요는 가팔랐던 환율 상승세로 인해 신용한도 제약이 달러 매도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수출업체 선물환 매도 수요를 현물 거래와 엮어 헤지 포지션을 처리하는 만큼 달러-원 시장에도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B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환율이 오르면서 여러 수출기업에서 현물 거래를 위주로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긴 했다"며 "다만 지금 환율은 예상치 못한 레벨이다. 비교적 한도 관리에 여유가 있었던 업체들도 파생 거래에서 신용 한도를 급하게 소진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 1,300원 중반대 안착할까…당국 경계·추격형 네고 주목

    이달에 달러-원을 둘러싼 대내외 거시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수급상 네고 물량은 거의 유일한 달러-원 하락 요인이다. 다가오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앞두고 달러 강세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1,300원 중반대에서 추가 상승하기 위한 레벨 부담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13년 이래 고점에 도달한 만큼 외환당국을 향한 경계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는 오는 9일부터 추석 연휴를 앞둔 만큼 네고 물량이 한 차례 강하게 유입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당국의 매도 실개입으로 어느 정도 레벨 상단에 대한 인식이 생긴다면, 추격형 매도 물량이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달러-원이 1,300~1,320원 부근에서 박스권을 형성한 이후 1,300원 중반대(1,350원)에서 적정 레벨을 탐색할지 주목된다.

    C은행의 딜러는 "(전일) 1,370원 초반에서 치열하게 공방이 있었는데, 당국 경계 등으로 한 차례 저항을 확인했다"며 "시장은 그 부분을 유념해서 거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스권을 가늠하기에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모르기에 특정 레벨을 막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음 트리거는 추석 이후 미국의 8월 CPI다. 지난 6월 물가 고점을 확인해, 8월에는 전월비 얼마나 떨어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D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매수세가 특별히 많은 것 같지 않다"며 "무역수지 적자 등 구조적으로 보면 당국을 제외하면 플로우가 나올 만한 주체가 없다. 70원 위에서 네고가 나온다고 해도 결국엔 결제가 더 많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역외 매수로 인한 상승은 결국 핑곗거리를 찾는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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