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금융위기 후 첫 1,380원 상향 돌파…배경과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80원 선도 넘어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달러의 초강세 기조와 우리나라 대외수지 악화 등이 복합되면서 달러-원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조정도 없는 달러 초강세…악재 늘어나는 대내 여건
달러-원은 이날 오전 1,385.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 강세의 도도한 흐름이 이어진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아시아시간대에서 달러지수는 110.5 내외 수준까지 올랐다. 20여 년 만의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침체를 감내하고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한 이후 달러는 초강세 기조를 되돌릴 조짐이 없다.
미국이 금리 인상의 선두에 선 가운데 경기 상황도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점도 달러를 더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달러를 대체할 만한 다른 통화가 부각되지 않는 상황이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며 약세 속도를 더하고 있고, 유로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중이다.
중국은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는 제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달러-위안이 심리적인 저항선인 7위안도 가시권에 둔 가운데, 이에 동조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원 롱베팅도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불안 요인이 점차 악화하는 중이다. 해외 경기 둔화로 수출이 고꾸라지면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등 대외수지 악화가 심화하는 탓이다. 이날 발표된 7월 국제수지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11억 달러대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상품수지는 약 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더욱이 8월에는 100억 달러 가까운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경상수지 전체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1,400원은 '가시권'…추석 연휴 상황 긴장
딜러들은 달러-원이 1,400원 위로도 어렵지 않게 고점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당국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시장의 흐름을 돌려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우위다.
특히 국내 시장 휴장으로 우리 외환당국의 대응도 제한적인 추석 연휴 역외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당국에서 꾸준하게 개입하고 있고, 종가를 조정하는 모습도 보여 현 레벨에서 경계감은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딱히 달러-원 하락을 이끌만한 요인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부터 추석 연휴 돌입하는데 1,400원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도 "지난달 무역적자 이후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갑자기 한순간에 바뀌기 어렵다"면서 "추세는 정해졌고 달러 움직임과 주식시장에 따라 달러-원 상승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당국이 연일 종가 무렵 개입에 나선 만큼 장후반 개입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추석 직전인 8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 등이 달러-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파월 의장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간다면 달러-원이 1,420원까지도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반면 시장을 달래는 발언을 내놓으면 1,350원까지도 반락할 수 있는 등 달러-원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CB의 경우 자이언트스텝(75bp) 등 큰 폭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유로화가 의미있게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위다. 이탈리아 등 취약국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될 수 있는 등 금리 인상이 마냥 유로화에 호조로 볼 수만도 없는 탓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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