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소통 빛난 글로벌본드 조달…빅딜 이정표
25억 달러 발행, 시장 불안·물량 부담 속 흥행…트랜치 차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2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으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공모 달러채 최초로 2년물을 찍은 것은 물론 풍부한 투자 수요를 확인하면서다.
8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달은 한국수출입은행의 소통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투자자의 니즈에 맞춰 2년물 구간을 택한 것은 물론 트랜치(tranche)를 다변화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을 돌파했다.
◇수출입은행, 트랜치 다변화로 차별화…투자자 집중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시간 기준 전일 새벽 25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71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는 2년과 5년, 10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구성해 각각 10억 달러, 10억 달러, 5억 달러씩 배정했다. 당초 북빌딩에 제시했던 2년 변동금리부채권(FRN)은 조달에 나서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고강도 긴축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인기는 견고했다.
이번 주의 경우 여름휴가 시즌 직후 유동성이 풀리는 시기라는 점에서 각국의 조달 움직임이 거셌다. 미주개발은행(Aaa)과 월마트(Aa2), 일본 오릭스(A3) 등 다수의 딜이 쏟아져 나오자 수급 불안이 커지기도 했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빅딜 성사에는 무리가 없었다.
차별화된 트랜치 구성 등이 흥행 배경으로 손꼽힌다. 최근 SSA(Sovereign, Supranational&Agency) 발행사들이 단일 트렌치로 조달에 나서는 것과 달리 한국수출입은행은 만기를 3개로 구성해 다양한 투자 수요를 흡수했다.
투자자와의 소통이 이런 차별화를 뒷받침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북빌딩 전 다수의 글로벌 투자자와 NDR을 진행하며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일방적인 IR 형태에서 벗어나 양방향 소통에 나서 기관들의 호응도를 끌어올렸다.
전략은 적중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단기물을 선호한다는 점을 겨냥해 한국물 공모 달러채로는 처음으로 2년물을 택한 결과 해당 수요를 바탕으로 5년물과 10년물에도 고르게 주문이 유입됐다. 2년과 5년, 10년물에 집계된 수요는 각각 26억 달러, 25억 달러, 20억 달러였다.
시장 변동성 고조로 장기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으나 트랜치 전략 등을 바탕으로 10년물을 찍는 쾌거도 이뤘다.
◇벤치마크 역량 입증…금리 절감 쾌거
이번 조달은 다양한 만기의 채권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한국물 시장에서의 의미 또한 상당했다. 2년물은 물론 최근 거래 둔화 등으로 가산금리(스프레드) 왜곡 현상이 두드러졌던 5년물을 발행해 다양한 트렌치의 금리 기준점을 제시했다. 한국물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한 모습이다.
조달 비용 절감 효과 역시 상당했다. 당초 한국수출입은행은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2년과 5년,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80bp, 115bp, 150bp 더한 수준을 내놨다. 하지만 풍부한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2년과 5년, 10년 각각 55bp, 90bp, 120bp까지 끌어내렸다.
이에 따른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은 5~15bp 수준으로 관측된다. 올해 들어 한국물 NIP가 25~30bp까지 급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빌딩 이튿날 오전 해당 채권이 유통시장에서 4~6bp가량 타이트닝 되는 등 호조를 이어갔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크레디아그리콜, 도이치뱅크, 노무라증권,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 신한금융투자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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