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킹달러 진정에도 고지전 양상…美CPI에 촉각
금융위기 후 처음 1,380원 돌파…원화 진퇴양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13~16일) 달러-원 환율은 가파르게 오르던 상승세를 진정하면서 1,380원을 하회하는 시도를 지속할 전망이다.
추석 연휴 동안 달러 초강세는 한발 물러섰지만,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견조한 고용 지표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최신 물가 지표가 달러화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수급을 둘러싼 상, 하방 요인이 대치하고 있다. 최근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세가 레벨 상단을 막고 있지만, 대외수지 악화에 따른 결제 물량이 탄탄하게 유입하면서 레벨 하락을 제한하는 양상이다.

◇ 거침없이 1,380원대 진입한 달러-원…고점 인식은 아직
지난주 독보적인 달러화 강세는 원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를 일제히 절하했다.
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보다 양호한 경제 전망을 유지하면서 달러 인덱스는 20년 내 최고인 110선을 넘어섰다.
반면 통화정책 차별화에 직면한 엔화를 비롯해 유로화는 러시아와 에너지 공급 차질 이슈가, 위안화는 중국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원화도 주요 통화 움직임에 동조해, 달러-원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전 거래일을 제외한 6거래일 중 5거래일 오르며 최근 13년 내 고점을 새로 썼다. 장중 1,388.40원까지 치솟은 이후 1,380원대를 지켰다.
높은 레벨에도 롱 심리가 완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여전히 달러-원 고점 인식은 난망한 상황이다. 다가오는 미 8월 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달러 강세가 재개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레벨 하락에 발목을 잡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달러-원 시장에 적극적인 매도 물량 출회 기대감도 크지 않다.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로, 연간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대외수지 악화가 심화했다. 수급상 달러 매도보다 매수에 무게가 실리면서, 아직 네고업체들 사이에서 고점 인식이 어렵다 보니 매도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 외환당국, 환시 쏠림에 총력 대응…스무딩 경계감↑
그나마 외환당국의 커진 존재감은 달러-원 레벨 상단을 형성하는 요인이다.
지난주 환율 쏠림이 반복되면서, 당국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과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롱 심리 진화에 나서고 있다.
또 한 번 빅 피겨인 1,400원을 가시권에 두는 속도가 빨라지자,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가파른 환율 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막판에 당국으로 추정되는 매도세가 종가를 형성하기 전에 레벨을 끌어내리는 모습도 빈번했다. 마땅한 레벨 저항선을 찾기 어렵지만, 1,380원대 위에서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한층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원화 약세 암초 곳곳에…유럽 에너지위기·중국 도시봉쇄 지속
글로벌 달러 강세 이외에도 원화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는 지속하고 있다.
유로화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을 둘러싼 차질로 경기 둔화 우려가 위협 요인으로 남아있다. 유럽연합(EU)은 운영위원회를 열고 러시아산 유가상한제 논의 등으로 맞서고 있지만, 회원국 간 의견 불일치 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유럽 경제를 향한 에너지 위기는 유로화 약세를 가져와, 달러-원에도 간접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작년엔 유럽이 에너지 수급 문제로 70%가 안 됐는데, 올해는 어느 정도 80% 이상 가스 확보를 늘렸다"면서도 "연중으로 전력 수요가 많을 때는 12월과 1월로, 에너지 이슈 자체는 유럽 경제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확산 및 경제봉쇄 우려도 현재 진행 중이다. 쓰촨성 청두에서는 신규 코로나 감염자 발생이 지속해, 대다수 주민이 이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다른 대도시에서 감염자 발생이 나오는 만큼 경제 봉쇄가 확대할지 주목된다.
이러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국내 경제 및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최근 반도체 수출 부진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달러-원 수급에도 레벨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 다시 관심은 인플레 지표…FOMC 앞둔 强달러 테스트
이번 주에는 미국의 8월 CPI 발표에 주목하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 기대감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경제 지표는 한 주 뒤에 열리는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빅 이벤트로 꼽힌다.
지난주 미국의 견조한 고용시장을 지표로 확인한 이후 시장에서는 9월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 기대가 커졌다. 다만 시장은 물가 정점 여부를 주목하고 있어, 이번 물가 데이터를 통해 긴축 기대는 재조정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수준의 물가로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가 되돌려질 경우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전 7월 미국 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8.5% 오르며, 8.7%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코어 CPI도 상승세가 전월 대비로는 0.0%에 그쳐 0.2% 상승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무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15일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다.
기재부는 15일 월간 재정동향을 발간하고, 16일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13일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연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7일 원화 약세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빠르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다.
한은은 13일 8월 통화정책 방향 내용이 담긴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14일은 8월 이후 국제금융 및 외환시장 동향을, 15일은 BOK이슈노트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관련한 EU 생산차질 및 국내 산업리스크 점검한 내용을 발표한다.
16일에는 8월 수출입물가지수와 7월 통화 및 유동성을 내놓는다.
미국에서는 13일(현지시간) 8월 CPI 및 실질소득이 나온다. 9월 경기낙관지수와 8월 재무부 대차대조표도 공개된다. 같은 날 독일의 8월 CPI도 발표된다.
14일에는 미국과 영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있다. 15일은 영란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미국의 소매판매와 수출입물가지수,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공개된다.
16일은 중국에서 경제현황 기자회견을 비롯해 8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업률 등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영국에서 8월 소매판매, EU에서 8월 CPI, 독일의 2분기 생산자물가지수도 공개된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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