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외화부채-④] 아르헨티나, 달러 부채만 GDP 40% 육박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아르헨티나는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곳이자 세계적으로 달러채 보유 비중이 가장 큰 나라에 속한다.
만성 재정적자에 시달리며 2000년대 들어서만 세 번의 디폴트를 선언한 이 나라는 최근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며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했다.
1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달러표시채권을 포함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달러표시부채는 지난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육박했다.
아시아와 유럽 등 주요 국가가 대부분 달러표시부채 비중을 GDP의 2% 이내로 가진 것과 크게 대조될 뿐 아니라 주요 위기 국가인 우크라이나, 터키, 콜롬비아 등이 20%대 비율을 보인 것과도 적지 않은 격차가 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ARS)의 가치는 올해 들어 약 38% 급락했다. 달러-페소 환율은 연중 내내 상승(페소 가치 하락)했다.
페소 가치가 이렇게 달러 대비 급락하면 아르헨티나 정부나 기업 등 외화 대출 기관의 이자와 원금 상환 비용은 급증하게 된다.
연합인포맥스가 'IHS 마켓 채권' 데이터(인포맥스 화면 4010, 4011)를 입수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한 달러표시 국채를 분석한 결과, 발행 잔액이 205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채(2035년 7월 만기) 가격은 연초 달러당 30센트선을 웃돌다 지난 7월 말 달러당 17센트까지 급락했다. 최근 들어서는 달러당 23센트로 다소 회복했다.
지난 7월말 당시 달러 국채 가격이 급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5bp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 공포가 크게 작용했다. 아르헨티나의 달러채 비중이 상당한 만큼, 달러 강세는 국가의 디폴트 위험성을 크게 높여놨던 셈이다.
미국의 통화 긴축과 그에 따른 달러 강세로 아르헨티나가 겪는 어려움은 이 나라의 대외 신용위험 지표로도 나타난다.
연합인포맥스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추이'(화면번호 2498번)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말 6천485bp까지 치솟은 뒤에 현재까지도 4천635bp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중남미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자 국가 부도가 난 스리랑카의 같은 만기 CDS 프리미엄(약 2천329bp)보다도 크게 높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1980년대의 남미 부채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당시 남미 경제는 세 자릿수의 물가 상승률과 막대한 외화 부채, 달러 강세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는데, 현재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이에 따라 개발국가들의 외화채 상환을 어렵게 하는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는 상황도 닮았다.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과도한 달러 부채 비중을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신흥국 자본이 미국으로 유출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의 부채 통화 구성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아르헨티나의 경제 회복도 더디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신흥국의 외화부채 발행은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양날의 검"이라며 "현지 통화 가치가 하락할 때 외화 부채 상환 비용을 높여 발행국의 환율 리스크를 키운다"고 우려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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