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도 버티는 외화자금시장…이상 조짐도 '스멀스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상향 돌파될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외화자금시장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점은 '최후의 보루'로 인식되지만, 안도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강화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투자 이후 환헤지를 위해 스와프시장에서 체결한 포지션의 청산 움직임이 최근 자주 포착되는 등 자금의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FX스와프 버티긴 하지만…자금 이탈 조짐에 '찜찜'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1년 스와프포인트는 마이너스(-) 22.0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한·미 금리가 큰 폭 역전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낮은 수준의 스와프포인트 자체가 우려할 만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미 국채 1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섰지만 국내 1년 통안채 금리는 전일 3.27%였다.
오버나이트 등 초단기물 스와프포인트가 -0.01원 부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등 초단기 달러 유동성에도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나,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의 요인도 여전히 안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스와프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움직임도 나타나면서 우려를 사고 있다.
단적으로 역외 통화선물(IMM) 시장 관련해서 통상적으로 유입되던 헤지 포지션 롤오버 수요가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롤오버 기간에는 오히려 바이 앤드 셀로 주로 유입되면서 스와프포인트 하락에 일조했다.
A은행의 딜러는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 보유 자산을 줄이면서 기존의 헤지를 푼 것이거나, 향후 투자자금 회수를 앞두고 미리 헤지를 청산한 것일 수 있다"면서 "최근 유입된 스와프 매도 물량은 원화 자산 청산에 앞서 선제 움직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일부 대형 투자기관에서 원화 채권 투자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스와프 매수 물량에 대한 언와인딩도 최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금리·환율 급등발 심리도 '꽁꽁'…부작용 우려↑
시장의 심리도 얼어붙은 상황이다. 달러-원이 연일 급등 중인데다, 국내외 금리도 큰 변동성을 보이는 탓이다.
금리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재정차익 거래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이나 외은 지점의 투자 자금이 유입되기는 어렵다.
달러-원 급등에 이어 스와프 시장마저 불안해질 경우 당국이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에 나설 수가 있을 것이냐에 대한 의구심도 강화됐다.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외은지점을 통한 달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외은지점의 경우 달러-원 급등으로 위험가중자산(RWA) 비율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을 확충하면 대응할 수 있는 문제지만,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으로 등으로 서울지점에 자본금 확대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달러를 들여와 국내에 풀었던 대출 등의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도 있다.
B은행의 딜러는 "아직은 유동성 상황이 양호하지만, 10월, 11월 등 시간이 갈수록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의 8월 물가지수 발표 이후 최근 스와프포인트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있다.
A은행 딜러는 "1년 스와프포인트는 향후 한·미 금리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황을 가정한다해도 많이 내린 측면이 있다"면서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없어 자금 유출 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한은이 양국 금리차가 이정도로 벌어지는 것을 감내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IMM 관련 물량도 이날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해외채 발행에 따른 부채스와프 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스와프포인트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은행의 딜러도 "금리 시장에서는 이미 한은이 한차례는 더 빅스텝을 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최종 금리를 4.5% 이상 등으로 높게 가져가면 한은도 따라가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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