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빠지고 중공업체 출동…바뀌는 환시 수급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로 치솟은 가운데 외환당국이 환시의 수급 구도를 바꾸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외환시장 대표적인 매수 수급 주체인 국민연금이 사실상 올해 현물환 매수를 중단할 예정이며,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물량은 정부를 경유해 시장에 등장한다.
외환시장의 딜러들은 당국이 실개입뿐만 아니라 기저의 수급 구도 자체를 조정하고 있는 만큼 달러-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금 'out'·중공업 'in'…추가 조치도 대기
25일 추경호 부총리는 외환시장 수급 개선을 위해 중공업체의 선물환 매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에 조선업체에 대한 신용한도 상향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선물환 거래를 받아주도록 했다. 또 해당 방안으로 물량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을 경우 외환 당국(외국환평형기금)이 직접 선물환 거래를 중개키로 했다. 당국이 조선업체와 선물환 거래를 하고, 이를 당국이 은행에 되파는 구조다.
당국은 이를 통해 약 80억 달러의 선물환 매도 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공업체들이 신용한도 문제로 등으로 헤지를 않고 있는 여유 물량이 이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선물환 거래 경로가 사실상 막혀있던 대우조선해양 등이 최근 며칠간 대형 수주 소식을 잇달아 내놓은 탓이다. 또 향후 추가 수주도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당국은 추가 수주로 더 필요해지는 선물환 매도 물량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당국은 지난주 국민연금과 연말까지 100억 달러 규모 외환(FX)스와프 계약 체결 방침을 발표했다. 연금이 올해 잔여 해외투자 자금은 사실상 당국과 스와프를 통해서 모두 조달될 예정이다.
두 조치로 인해 서울 환시에서 총 180억 달러 이상의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당국은 또 겨울철 대표적인 달러 매수 주체인 한국가스공사와도 현물환 매수를 차입 등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외 다른 연기금과도 필요하면 외환스와프 등의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수급판이 바뀐다…환율 진정 효과 기대↑
외환딜러들은 당국의 전방위적인 조치가 달러-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는 올해 달러 강세와 동반해 15% 이상 가파른 약세를 나타냈다. 연간으로 보면 유로화와 유사하고, 엔화나 파운드화 등보다는 양호하지만, 대표적으로 큰 폭 약세를 보인 통화다. 특히 하반기만 보면 파운드 이외 가장 약해 두드러진 불안 양상을 나타냈다.
우리가 일본처럼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것도 아니고, 유럽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것도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약세로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연금이나 '서학개미'로 대표되는 해외증권투자와 늘어난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등 자본 유출 요인이 반영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 8월 100억 달러 무역적자는 수급 악화 우려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국이 스와프 등의 방식으로 일시적으로나마 매수 우위 수급 상황을 완화하면 과도했던 원화 약세의 되돌림이 진행될 가능성도 상당한 시점이다.
A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의 선물환 매도 지원은 꽤 영향을 줄 것 같다"면서 "당국이 꾸준히 개입에 나서는 가우 네고 물량이 하루에 수억 달러만 더 들어와 준다면 달러 롱 심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은행의 딜러는 "선물환 매도 80억 달러가 어떻게 보면 적을 수도 있지만, 당국에서 정상적이지 못한 수급 꼬임을 풀어주는 건 중요하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최근 환율이 급하게 올라온 감도 있어서, 이런 소식들이 전해질수록 장중 일부는 달러 매도에 나서며 매수와 공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연준 긴축 분위기와 글로벌 불안 등이 남아 시장을 돌아서게 하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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