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 달러화, 파괴적 강세…英 파운드, BOE 개입에도 급락
  • 일시 : 2022-09-27 05:24:25
  • [뉴욕환시] 달러화, 파괴적 강세…英 파운드, BOE 개입에도 급락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강세가 파괴적 수준으로 치달았다. 주요국 통화가 추락하면서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순식간에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나타난 뒤 반등을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파운드화 약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일본 엔화도 시장 개입에 따른 약발이 소진되면서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외환 안정 정책을 내놨지만, 위안화 약세 흐름에 속수무책이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6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3.297엔보다 1.303엔(0.9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610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0.96912달러보다 0.00808달러(0.83%)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8.92엔을 기록, 전장 138.88엔보다 0.04엔(0.0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997보다 0.96% 상승한 114.08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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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운드-달러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와 함께 세계 4대 무역 결제 통화인 영국 파운드화가 추락했다.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길트:Gilt) 등을 무차별적으로 투매하면서다.

    파운드화는 한때 1.03480달러까지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때 가격 하락 폭이 4%를 넘기는 등 가격이 순식간에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까지 나타나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새로 출범한 정부의 성장 촉진을 위해 감세 정책을 강화한 게 파운드화 약세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영국 새 정부의 재무장관인 쿼지 콰텡은 지난주말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소득세 기본세율을 인하하고, 주택을 살 때 내야 하는 인지세 인하 방안도 포함됐다. 기존 19%에서 25%로 인상하려던 법인세 인상 계획도 철회됐다. 영국 정부는 2027년까지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가량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BOE가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는 등 파운드 방어를 위해 긴급 투입됐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금융자산의 상당한 가격 책정과 관련해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변화를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환시에서 영국 파운드화는 1.58% 하락한 1.0695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도 약세 흐름이 깊어졌다. 이미 달러화에 대해 1대1의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환율이 깨지면서 고착화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세력이 주축인 우파 연합의 과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도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풀이됐다.

    일본 엔화의 약세도 재개됐다. 일본은행(BOJ) 등 외환 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개입 약발이 지난주에 이미 소멸했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주에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24년 만에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5엔을 위로 뚫은 뒤 개입 여파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약발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면서 개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되레 커졌다.

    주요 통화의 약세로 달러 인덱스는 한때 114.786을 찍으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우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중앙은행이면서 사실상 글로벌 중앙은행 노릇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독보적일 정도로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재확인되면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검은 월요일'이라고 부를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연준은 아랑곳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됐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가 둔화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린스는 보스턴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고용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실업률은 다소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도 약세 폭이 깊어졌다.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위로 뚫으면서 중국외환 당국의 대응도 다급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외환 선물환에 대해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이달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지만, 파장이 제한됐다.

    알리안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리델은 "BOE는 매우 고약한 처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BOE가 대응하지 않으면 파운드화가 추가 붕괴해 상황은 점점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BOE가 대응한다면 선진국 시장이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등 신흥 시장처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BOE는 대응을 해도 대응을 하지 않아도 욕을 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D 증권의 외환 전략가인 마젠 이사는 (감세정책은) 영국 정부가 훨씬 더 완화된 재정적 추이를 가진다는 점에서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은 가장 저항이 적은 경로(파운드화 시세)가 더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운드당 1.05달러 아래에서는 패리티 환율이 실제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화가 패리티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이미 지켜봤다"면서 "파운드화가 그러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밴티지 포인트 자산운용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니콜라스 페레스는 정부가 경제를 부양하려고 애쓰지만 잉글랜드 은행(BOE)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다는 게 '엄청난 도전'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BOE가 이번 주에 정책 회의를 긴급하게 열고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뱅크의 전략가인 사키타디 스파트는 "재정 준칙을 지키려는 영국 정부의 의지박약과 달러화의 초강세가 파운드화의 급격한 약세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운드화의 급락세는 일반적으로 위험한 자산을 꺼리는 일종의 위험회피 심리로 이어져 실제로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이자 전 영국 재무장관인 짐 오닐은 파운드화 약세를 달러 강세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파운드화 약세는) 여태까지 명백하게 나타난 전방위적 압력에도 마지못해 금리를 인상한 BOE의 미온적 조치보다는 극도로 위험한 예산안의 결과물이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방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는 "지난주는 최근 기억에서 가장 놀라운 거시 경제적 주간이었고 이후에도 모두가 뉴스의 쓰나미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부분 부정적인 정보의 물결이 월가를 몰아세우면서 이른바 공포지수인 VIX는 약 6%나 올라 2020년 10월 이후로 볼 수 없었던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고 지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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