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대비하라"…은행권 고환율 리스크 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고 하루에만 22원 급등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시현하면서 은행들은 시나리오 수준을 한 단계 올린 환율리스크 점검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국내은행은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는 상황을 가정한 리스크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A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최근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고려하면 환율을 전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연말 1,400원~1,500원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한 영향분석을 통해 인지하지 못한 위험요인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비율(LCR)을 가장 유의 깊게 보는 중이다.
국내은행의 외화 LCR은 규제비율 8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의 외화 LCR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각각 134.21%, 120.00%, 133.67%, 107.27%, 109.26%이다. 이에 은행들은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일주일 새 1,400원을 돌파하고 전일에는 하루 만에 22원 급등한 1,435.40원으로 마감하는 등 외환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급기야 은행들도 외화유동성 상황과 환율리스크를 다시금 살펴보는 등 자세를 낮추고 있다.
환율 상승이 자본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늘어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올해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비율이 전년 대비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권 BIS비율은 이미 하락하는 중이다. 국내은행의 6월 말 기준 총자본비율은 15.29%로 전년 말보다 0.23%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BIS비율도 규제비율인 10.5%는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B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파생상품 거래담보금액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외환파생상품 결제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외화대출 등 자산 건전성은 은행권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다. 은행 자체는 스퀘어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 우려가 적지만 원자재 수입 등 환율 민감업종의 경우 환율 급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환율 상승에 취약한 부문의 기업여신에 대해서는 내년도에 건전성 악화 위험이 있다고 본다.
이에 은행들은 업권별 환율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외화 거래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재무비율 악화 등에 대한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중이다.
외화 대출 등 자산 증가율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금리우대 등을 통해 외화 예수금 관리도 해나갈 예정이다.
C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금리 급등의 경우 대출을 받은 사람의 이자가 당장 올라가는 리스크를 계산해볼 수 있는데, 환율은 우회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이 커서 리스크 예상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지금과 같이 환율이 빠르게 급등할 때는 기업들이 환 헤지 거래 등으로 대응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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