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환율전쟁] 격랑 맞이한 외환시장…日 엔매수 개입 24년만
  • 일시 : 2022-09-28 08:47:01
  • [역환율전쟁] 격랑 맞이한 외환시장…日 엔매수 개입 24년만



    [※편집자 주= 달러 가치가 20년 새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이 본격화됐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 개입,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기에 분주합니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려던 환율 전쟁과 반대되는 '역환율 전쟁'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역환율 전쟁에 참여하게 된 주요국 상황을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윤정원 기자 = '킹달러' 현상으로 역환율 전쟁이 본격화됐다.

    2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 인덱스는 연초 대비 19% 이상 올랐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144.677을 기록해 20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달러화가 독야청청 상승하면서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에 시름하며 통화가치도 낮아진 다른 주요국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자국 통화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던 환율 전쟁이 이제는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정반대로 발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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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과 비교하면 미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입장이 눈에 띄게 변했다.

    무역전쟁의 선봉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8월 미국 재무부는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약 3년이 지난 지금, 연준은 도리어 강달러를 반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돈을 풀었다가 40년 새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강달러는 미국 소비자의 소비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글로벌 원자재 가격을 낮춰 인플레이션 압박을 제어할 수 있다.

    연준이 달러 강세를 반기며 매파적 통화정책을 밀어붙이자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를 직접 방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자 영국과 노르웨이도 곧이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했다.

    스위스도 기준금리를 인상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스위스를 끝으로 유럽 금융 시장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총성 없는 경제 전쟁에서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굳건히 고수하던 일본은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20% 증발하는 현상을 겪어야 했다.

    보다 못한 일본 외환 당국은 지난 22일 외환시장 개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 BOJ 환시 개입의 역사

    22일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급격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조금 전, 단호한 조치를 단행했다"면서 "정부로서는 (외환의) 과도한 변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의 초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이날 달러-엔 환율은 최고 145.89엔을 나타냈다.

    그러나 개입 직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대까지 내리면서 달러-엔 환율은 2016년 이후 가장 변동성이 큰 하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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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 가치를 띄우기 위해 환시 개입에 나선 것은 1998년 6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일본 외환 당국은 2000년대 초반에도 수차례 외환 시장에 개입했으나 이는 모두 엔화 강세를 잡기 위한 엔화 매도 개입이었다.

    일본 외환 당국은 엔화 강세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1999년 1월부터 2000년 4월 사이 18번에 걸쳐 엔화를 팔아치웠고 이후에도 2001년 9월, 2002년 5~6월에 엔화를 매도했다.

    엔화 고공행진을 막기 위한 2000년대 초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은 2004년 3월에서야 마무리됐다.

    이후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약 6년이 흐른 2010년이었다.

    달러-엔 환율이 82.87엔으로 1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 외환 당국이 다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경제의 숨통을 트는 과정에서도 일본은 환시 개입에 나선 바 있다.



    ◇ 일은 환시 개입, 효과는 '미지수'

    엔화 매수 환시 개입은 일본 외환 당국이 24년 만에 내놓은 이례적인 강경책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엔화 매도 개입은 이론상 무제한으로 실시할 수 있지만, 엔화 매수 개입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약 1조2천900억 달러에 달하는데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 일본 환시의 1영업일당 거래액이 3천700억 달러였다.

    달러 이외의 거래가 포함된 금액이지만 단순히 계산했을 때 환시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은 3~4일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2일 일본 외환당국이 실시한 엔화 매수 환시 개입 규모가 약 3조엔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과거 엔화 매수 개입 최고치는 1998년 4월 10일에 기록한 2조6천201억 엔이었다. 추후 재무성이 정식으로 발표하지만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은행이 초완화적 정책을 유지하면서 엔화 매수 개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씨티그룹의 기이치 무라시마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은행이 정책을 미세조정한다고 해도 다른 국가와 크게 벌어진 자국의 금융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진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은행의 환시 개입이 달러-엔 환율이 치솟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일본의 외환 개입이 계속된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에 따른 엔화 역풍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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