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환율전쟁] 경계에 선 호주·낭떠러지에 선 영국
  • 일시 : 2022-09-28 08:47:02
  • [역환율전쟁] 경계에 선 호주·낭떠러지에 선 영국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주요 10개국 중 비교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평가받는 호주와 영국도 환율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자국의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등 복잡한 변수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 중립 금리 근접한 호주…속도 조절 접어들까

    28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 화면(2116번화면)에 따르면 호주달러는 최근 1년 동안 들어 달러에 대해 10.93% 하락했다. 올해 최고였던 지난 4월 5일 0.7661달러와 비교하면 15%가량 하락한 셈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5월 3일 25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 인상한 이후 지난 9월 6일 50bp 인상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호주 기준금리는 2.35%로 RBA가 중립 수준으로 평가하는 2.5%에 근접했다.

    RBA의 이런 매파적 행보에도 호주 물가는 지난 2분기 6.1% 상승하는 등 진정되지 않았고 호주달러 가치도 추세적 하락을 되돌리지 못했다.

    호주달러는 RBA가 3회 연속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던 7월 5일 이후 상승세를 보였지만 8월 이후 다시 하락 행보를 나타냈다.

    호주달러 가치를 지지하던 다른 축인 원자재 가격도 최근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는 호주달러가 0.70달러 아래에서 약세를 띠는 동안 에너지, 금속, 곡물 등 23개 원자재를 추적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스폿 지수는 올해 1월에서 6월 초 사이 36% 상승했다면서 호주달러와 원자재의 상관관계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RBA는 오는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50bp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의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한 호주 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호주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던 크레이그 에머슨 경제학자는 26일 호주 파이낸셜 리뷰에 기고한 칼럼에서 금리를 올려야 할 임금 인상이나 통화 압력이 없다면서 RBA가 불필요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에머슨은 호주달러가 달러에 대해 0.66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무역가중 기준으로는 오히려 올해 들어 달러에 대해 2%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은 호주의 중요한 교역국이 아닌 만큼 이를 토대로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재정부양책이 독이 된 영국…1976년 악몽 되풀이할까

    한때 세계 기축통화로 평가받던 영국 파운드는 사상 처음으로 달러에 대해 1대1 등가교환될 가능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 26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아시아 시장에서 1.0348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 화면에 따르면 파운드는 최근 1년 동안 달러 대비 21.40% 하락했다. 주요 10개국 통화로서는 이례적인데 같은 기간 파운드보다 더 하락한 통화는 일본 엔화밖에 없었다.

    영국 정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대규모 감세안이 파운드 폭락의 계기가 됐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맞이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50년만의 최대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쿼지 콰탱 영국 재무장관은 소득세와 인지세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 등 2027년까지 정부 추산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 규모의 감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600억 파운드(약 94조 원)를 들여 에너지 요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규모 감세 정책이 가져올 영국 정부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는 영국 국채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이후 2거래일 동안 영국 국채 5년물 금리는 70bp 상승하는 등 2008년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채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또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8% 이상, 유로화에 대해 6%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잉글랜드은행(BOE)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국채 금리 폭등과 파운드화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이코노미스트는 B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해 "내가 만일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이고 장관이 계획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다. 적은 수준이 아니라 100bp 올려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은행이 통화가치 방어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ING는 잉글랜드은행이 파운드화 방어를 위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하고도 실패했던 1992년 9월 16일 검은 수요일을 상기시켰다. 당시 잉글랜드은행은 기준금리를 10%에서 12%로, 다시 15%로 인상했으나 결국 파운드화를 지키지 못했다.

    영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로 비춰봤을 때 일본과 같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높지 않았다. ING는 영국의 외환보유고가 800억 달러로 2개월 수입물량 결제에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대규모 감세안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1976년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시레야스 고팔 전략가는 "영국이 공격적인 재정 지출과 심각한 에너지 충격, 그리고 파운드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궁극적으로 70년대 중반처럼 IMF 구제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의 피터 차트웰 매크로 전략 트레이딩 헤드는 "1976년에 그랬듯이 영국이 또다시 IMF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씨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는 "역대 사례와 비교해보면 1972년에 마지막 대규모 감세 정책은 인플레 만연과 감당할 수 없는 부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초래했다"고 경고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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