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3억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발행…조달길 개척
3년·5년 구성, 소셜본드 형태…아시아 최초, 시장 불안 속 역량 입증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억 스위스프랑(약 4천373억 원)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화채는 물론 원화 조달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스위스를 겨냥해 발행을 성사시켰다.
2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달은 아시아 최초의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로, 'AAA' 최고 신용등급 등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사로잡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 개척 이후 꾸준히 조달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스위스 겨냥해 시장 불안 돌파…2시간 만에 완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전일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섰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로 구성해 1억6천만 스위스프랑, 1억4천만 스위스프랑씩 배정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사론(SARON, Swiss Average Rate OverNight) 미드 스와프(mid-swap)에 37bp, 45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35~40bp, 40~45bp 수준이었다. 3년물과 5년물 쿠폰금리는 각각 2.155%, 2.465%다.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기업들의 조달 불안이 확산했으나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스위스에서 위기를 돌파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와 유로화는 물론 원화 채권 발행도 쉽지 않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스위스를 직접 찾아 대면 로드쇼를 진행하는 등 투자자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발행사로는 첫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라는 점에서 친숙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친 셈이다. 스위스 투자자 역시 아시아 최초 발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수년간 이어온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노하우를 쌓은 점도 주효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로드쇼를 통해 커버드본드 구조를 비롯해 한국 주택시장에 대한 기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설득력을 높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과감한 결단도 돋보였다. 당초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 하반기 발행을 목표로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시장을 주시했다. 이달 미국 FOMC 이후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진 데다 당분간 상황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자 이날 과감히 시장을 찾았다.
판단은 적중했다.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됐다. 'AAA' 한국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진 배경이다.
견조한 투자 수요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북빌딩 개시 후 약 2시간여 만에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당초 최소 2억 스위스프랑 이상을 계획했으나 풍부한 주문 덕에 3억 스위스프랑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시아 최초' 스위스 개척, 변동성 뚫고 시장 선도
그동안 스위스 커버드본드 시장을 찾은 아시아 발행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번 조달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아시아 최초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 발행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번 채권은 소셜본드(social bond)로, 스위스에서 커버드본드를 해당 형태로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서민 주거금융 지원 등에 조달자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 소셜본드 요건을 갖췄다.
더욱이 최근 국내외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발행의 성과가 더욱 이목을 끌었다.
이달 FOMC 이후 한국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전일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정례 모집이 미달한 것은 물론, 투자 심리 악화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이 시장안정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에서 차질을 빚었다. 지난 23일 MBS 입찰에서 미매각을 확인한 데 이어 10월 발행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외화 조달 시장 또한 녹록지 않다. 한국전력공사는 달러채 북빌딩을 준비했으나 미국 국채금리 급등 등으로 쉽사리 투자자 모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번 주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북빌딩을 준비했던 한화생명은 조달 일정을 연기했다.
반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조달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발행은 원화 금리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을 형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 한국물 최초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이어 꾸준히 새 시장을 개척하며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 커버드본드 신용등급은 'AAA'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a', 'A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커버드본드의 높은 상환 안정성을 고려해 한국주택금융공사 등급보다 2노치(notch) 높은 등급을 평정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대비 안정성이 높다.
이번 딜은 UBS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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