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재개…英 정부, 감세안 고수에 안전선호
  • 일시 : 2022-09-29 22:17:09
  • 달러화, 강세 재개…英 정부, 감세안 고수에 안전선호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되찾았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고수하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과 엇박자를 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독일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인 데 따른 파장은 제한됐다. 일본 엔화는 외환 당국의 대규모 개입 등에도 약세폭이 깊어졌다.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약세의 진앙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7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4.100엔보다 0.620엔(0.43%)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6878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7326달러보다 0.00448달러(0.4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19엔을 기록, 전장 140.23엔보다 0.04엔(0.03%)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746보다 0.43% 상승한 113.236을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의 추가 강세가 제한됐다. BOE가 긴급 투입된 데 따른 약효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존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영국은 대단히, 대단히 어려운 경제적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제 성장과 영국의 전진,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긴급한 조치를 해야 했다"면서 감세 정책을 옹호했다.

    해당 소식에 영국 국채(길트) 금리는 다시 뜀박질했다. 2년 만기 길트 금리는 20bp 급등한 4.43%에 호가됐고 10년물 금리는 17bp 오른 4.18%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는 이날 0.04% 하락한 1.08786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전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국채 매입'이라는 시장 개입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BOE는 전날 10월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필요한 만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지난 23일 대규모 감세 계획을 발표한 후 파운드화가 한때 역대 최저로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2거래일 만에 100bp 이상 급등한 데 따른 시장 안정 조처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한 영국 국채 매도(양적긴축:QT) 일정도 10월말로 연기됐다.

    BOE는 이날 발표한 장기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따른 첫 번째 국채 입찰에서 10억파운드어치의 장기 국채를 사들였고 이날만 영국채인 길트 금리는 50bp 이상 하락했다.

    위험통화인 유로화도 추가 강세가 제한됐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발언도 유로화에 부담이 됐다. 그는 이날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설하며 "현 정책하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생산이 러시아로부터 다변화되는 데는 수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화 약세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럽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한 독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는 파장이 제한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졌지만, 유럽중앙은행(ECB)가 추가로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하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10.0% 상승, 전월대비 1.9% 올랐다. 연간 상승폭은 1951년 12월 이후 7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9.5%도 웃돌았다.

    일본 엔화의 약세도 재개됐다. 일본은행(BOJ)의 매수 개입에 따른 약효가 소멸되면서다.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한 BOJ가 엔화 약세의 진앙으로 지목된 데 부담도 이어졌다.

    특히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세로 가닥을 잡으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채와 일본국채(JGB)의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된 데 따라 캐리 수요가 유입되면서다.

    역외 위안화 가치는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구두개입에 나서면서다. 인민은행은 전날 "위안화 환율의 상승 또는 하락 일변도에 베팅하지 말라. 장기간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고 강도 높은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 7.1601위안 보다 하락한 7.13위안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대응을 위해 달러-위안 기준환율 산출에 '역주기요소(혹은 경기대응요소, counter-cyclical factor)'를 재도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역주기요 소는 기준환율 산정 시 역내외 경기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역주기 조절 요소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역주기 조절 요소는 외환 당국인 인민은행의 목적(agenda)에 따라 환율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시장에서 이해되고 있다.

    CBA의 전략가인 캐롤 콩은 "BOE의 채권 매입은 영국 정부의 차입 비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완화적인 재정정책과 긴축적인 통화정책 사이의 불협화음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국의 재정운용 계획과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는 영국 파운드화가 단기적으로 미국 달러화 및 기타 주요국 통화에 대해 매도 공세에 계속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재인 폴리는 "전산장에서 전날 크게 움직였던 장세와 오늘 장세는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파운드화의 지난밤 사이 방향성을 뛰어넘는 강력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DBS 외환 전략가인 필립 위는 "파운드화는 어려움을 벗어난 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BOE는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 정부는 아직까지 감세 정책의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전문가들은 (감세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인 에스더 라이첼트는 독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엄청나게 놀라울 정도가 아니라면 유로화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CB는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 금리 인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신호를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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