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보증 ABCP 미상환, 투자자 '금리·환율' 손실 이중고
2천50억 규모, 증권사 등 신탁 겨냥 상품…달러화 활용 시 부담 배가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강원도가 채무 보증을 약속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자금 지급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해당 상품에 투자한 기관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관련 ABCP의 경우 2천50억 원 규모의 비교적 큰 조달이었다는 점에서 다수의 증권사가 신탁계정 등을 통해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실 가능성이 커진데다 달러화를 통해 투자에 나섰을 경우 최근 원화 약세 등에 따른 환 부담까지 감내해야된다는 점에서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는 전일 예정된 2천50억 원 규모의 ABCP를 차환 발행하지 않았다. 아이원제일차는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사업 조달을 위해 탄생한 SPC로, 해당 사업을 담당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이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물을 발행하되, 기한이익 상실 등이 발생할 경우 강원도가 직접 자금을 지급할 의무를 진 형태다. 이에 따라 아이원제일차는 유동화물 중 가장 높은 'A1(sf)'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차환 발행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보증을 약속한 강원도가 지급 책임을 미루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해당 상품의 경우 신탁사들의 주요 투자처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안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ABCP 역시 기관 투자자와 더불어 다수의 증권사가 신탁계정 등을 통해 물량을 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탁사의 경우 운용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금리가 비교적 높으면서도 지자체 보증으로 안정성이 확보된 'A1(sf)' PF 유동화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다.
더 큰 문제는 외화 등을 활용해 ABCP에 투자한 경우다. ABCP 채무 불이행으로 투자 당시 맺은 원-달러 스와프 계약이 깨질 경우 환율 부담까지 가중되기 때문이다. 일부 기관의 경우 달러화 등을 활용해 아이원제일차 ABCP에 투자했다는 후문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달러로 ABCP 투자 시 통화 스와프를 통해 원화로 담았을 텐데 반환은 다시 달러화로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ABCP가 터지면서 선물환 계약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물환 계약 시점 당시 달러-원 환율이 1,3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1,43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 상방 리스크가 노출된 상태에서 환을 사야 한다는 점에서 ABCP 손실과 동시에 환율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달러화 투자 시 기관은 통화 스와프로 이를 원화로 바꿔 ABCP를 담는다. 이후 발생한 수익은 체결했던 선물환 계약 등을 통해 달러화로 바꿔 배분한다.
이번 사태가 시장에 미칠 연쇄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PF 유동화 시장 등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실화 우려가 컸던 터라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다른 발행물의 차환 조달마저 어려질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ABCP 사태로 이날 오전 유동화 등 시장 거래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며 "금융사들은 PF 현황 파악으로 분주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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