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3분기에만 10% 가까이 절하…주요 통화 중 꼴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3분기 140원 넘게 급등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절하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원화는 9.29% 절하됐다.

지난 3분기 외환시장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배했다. 달러 인덱스는 7% 넘게 올랐고 주요 통화는 일제히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다만 주요 통화 중에서도 원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1,290.00원으로 시작했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 30일 1,430.20원에 장을 마감하며 원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종가 기준으로 140.20원 급등했으며 고점과 저점의 차이로는 153.40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분기 이후 가장 급격한 절하 속도다. 지난 2008년 3분기에는 원화가 13.26% 절하된 바 있다.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높은 절하율이기도 하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에 대한 우려로 하루에 4% 넘게 급락하는 등 '플래시 크래시'를 보인 파운드화보다도 크게 절하됐다. 파운드화는 같은 기간 8.35% 절하됐다.
달러-원의 상승세는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다. 지난 6월 23일 달러-원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 선을 돌파한 이후 1,300원대 초반에서 횡보 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강경한 매파 입장을 드러내며 달러 초강세가 재개됐다. 여기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큰 폭 오른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요국 경기 악화로 수출이 둔화하고 대외 수지가 나빠지며 원화 약세가 가팔라졌다.
한국의 7월 상품수지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8월 무역수지는 94억7천만 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격하게 쪼그라든 점이 가파른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진단됐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8월부터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급속하게 악화한 반도체 업황이 가파른 원화 약세의 원인"이라면서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까이 되는데, 메모리 반도체 경기 진폭이 워낙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에는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연구원은 "반도체 악재로 원화 약세가 심했던 기간은 9월 전반부"라면서 "이미 원화에는 상당 부분 반영이 돼 4분기 상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고 주요 통화와 맞춰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도 "연말로 갈수록 에너지 수요가 많아지며 원화보다 유로화가 특히 부진할 수 있다"면서 "9월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원화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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