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화유동성 '불똥'…외환파생 증거금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국내은행이 외환파생상품 증거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잠정치 기준으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수치 제공을 거부한 국민은행을 제외한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96.57%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98.19%)보다 1.62%포인트(P) 후퇴한 수준이다. LCR은 30일간 순현금 유출액 대비 현금이나 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 비율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이 외환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 필요한 증거금이 늘어나면서 원화 유동성비율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은행은 외환파생상품 거래시 외국계은행과 익스포저에 따른 담보(증거금)를 주고받는다. 거래를 시작할 때 교환하는 개시증거금(IM)과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의 가격이 변한 점을 반영해 주고받는 변동증거금(VM)이 있다.
그러나 환율이 상승하면 변동증거금 신용보강약정서(VM CSA)에 따라 국내은행이 담보를 추가로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때 담보는 통상적으로 국고채나 통안채로 주고받게 된다. 특히 환율 급등기에 조선사 중심으로 선물환 매입이 늘어나면서 스와프시장에서 '바이 앤 셀' 포지션에서 시중은행의 셀 포지션에서 요구되는 담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증거금으로 들어간 국공채나 통안채 등은 LCR에서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국내은행이 가지고 있는 채권으로 소유권이 넘어가지는 않지만, 질권이 외국계은행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은행이 외국계은행으로부터 받는 담보는 LCR에 영향을 받지 않아 고유동성 자산이 빠져나가기만 하면서 LCR 비율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 영업일 기준 1,430.2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월 말보다 132.90원(10.24%) 오른 수준이다. 환율이 7~8월보다 지난달에 오른 수준이 더 가파른 만큼, 환율 급등이 원화 유동성에 미친 영향은 지난달에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달러를 조달해서 대체투자를 하거나 에셋 스와프를 하는 곳에서 플로우를 대주고 다시 시장에서 달러를 구해야 하니까 바이 앤 셀 포지션을 취한다"며 "환율이 오르면 외국계은행에 담보를 계속해서 줘야 해서 담보가 VM CSA에 따라 자동으로 계속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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