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위기설-①] 상황 어떻길래 '파산' 우려까지 나오나
  • 일시 : 2022-10-05 09:17:00
  • [CS 위기설-①] 상황 어떻길래 '파산' 우려까지 나오나



    <<※편집자주: 아케고스와 그린실 사태에 휘말렸던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으로 꼽히는 CS가 실제 위기에 빠지면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어떻게 CS 위기론이 불거지게 됐는지, 과거 리먼 사태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됐는지, 전문가들은 CS 위기와 전염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레딧의 토론방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파산 직전이라는 루머가 쏟아졌다. CS 경영진이 자사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를 해소하자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가 알려지면서 오히려 시장의 우려가 커진 셈이다.

    지난해 아케고스와 그린실 사태 이후 이렇다 할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과 영국 정부가 추진한 감세 정책에 따른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공포감이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 주가 1년 만에 50% 넘게 추락…부도위험 급등

    CS 주주들은 근본적으로 은행이 월가의 거대 은행들과 경쟁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CS는 오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감원과 투자은행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 내용을 포함한 회생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CS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며 이것이 주가 급락과 부도 위험 급증으로 이어졌다.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CS 주가는 지난달 21%나 하락했다. 지난 1년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10월 5일 9.28스위스프랑에서 이달 4일에는 4.29스위스프랑으로 53.79% 하락했다. 주가는 장부 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시가총액은 110억달러 수준으로 지난 2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출처:연합인포맥스]




    주가뿐만 아니라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5년만기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250bp에서 지난 3일 335bp로 올랐다. 디폴트에 대비해 1만 유로의 익스포저에 대한 보험 비용이 335유로까지 높아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다. 5년물 CDS 프리미엄은 1년 사이 거의 4배 넘게 치솟았다.

    1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483bp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디폴트가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CS가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의 가격은 지난 3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은행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취소가 가능한 가장 위험한 종류의 채권 가격은 지난달 30일 달러당 86센트에서 3일에는 77센트로 더 떨어졌다. 액면가의 70~80%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이다.

    CS는 지난 주말 메모를 통해 은행이 손실을 커버할 수 있는 1천억달러 가까운 수준의 완충 자본을 갖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가장 양질의 자산 비중이 13~1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우량 유동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2천380억달러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CS의 차입 익스포저는 8천370억달러였다.

    메모에 따르면 "우리가 유동성 문제를 갖고 있다는 추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개 분기 동안 쌓인 CS의 손실 규모은 약 40억스위스프랑(미화 약 4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잇따른 손실과 반등 전략 부재에 CS의 신용등급도 잇달아 강등됐다.

    피치는 지난 5월 CS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으나, 석 달도 안 된 8월 초에 2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또다시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은행이 성과를 안정시키고 핵심 자산관리 부문의 적절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도 'Baa2'에서 'Baa1'으로 낮췄고, S&P는 5월에 'BBB+'에서 'BBB'로 낮췄으며, 8월에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전문가들은 CS에 40억~60억스위스프랑가량의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은행을 얼마나 축소하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자본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주요 주주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것까지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 거액 투자 손실·추문·경영진 교체 '쳇바퀴'

    CS의 최근 몇 년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대규모 투자 실패가 잇달아 나타나면서 위기관리의 무능을 드러냈으며 경영진과 회사를 둘러싼 추문이 이어졌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반등을 모색하고자 경영진을 교체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경영진을 새로 영입하는 행태가 반복됐다.

    CS는 지난해 4월 프라임 브로커리지 고객사인 아케고스 캐피털 파산으로 55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에 앞서 파산한 그린실 캐피털이 운영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펀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대출을 해주면서 17억달러 추가 손실을 냈다.

    아케고스를 고객사로 둔 은행은 CS 말고도 여러 곳이 있었으나 CS가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위험이 감지된 초기에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린실과 관련해서도 리스크가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음에도 경보 체제가 작동하지 못했다.

    아케고스와 그린실 사태 말고도 추문은 끊이지 않았다.

    2019년 말로 거슬러 올라가면 CS는 아프리카 빈국 모잠비크에서 현지 고위 인사와 은행 직원이 거액의 대출 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유층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CS는 2020년 6월에는 마약 밀매 조직의 돈세탁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범죄조직 계좌가 이 은행을 통해 돈세탁을 하게 한 혐의로 200만스위스프랑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해 2월에는 당시 티잔 티암 CEO가 임원 미행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은행이 자산운용 부문 및 인사 담당 임원을 사설탐정을 통해 미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토머스 고트슈타인이 뒤를 이었으나 그는 올해 7월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물러났다. 이후 자산운용 사업부를 이끌었던 구조조정 전문가 울리히 쾨르너가 CEO가 올랐다.

    쾨르너는 핵심 사업 부문인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하고 투자 은행 부분은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2021년 12월에는 안토니오 오르타-오소리오 CS 회장(이사회 의장)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두 차례 어긴 것으로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는 이후 1월 자가격리 위반 혐의에 대한 이사회 조사가 시작된 이후 돌연 사임했다. 2021년 4월 크레디트스위스 '구원투수'로 선임된 지 9개월도 안 돼 퇴진한 것이다.

    올해 1월에는 악셀 리만이 오르타-오소리오 후임으로 선임됐다.

    오르타-오소리오 전임자인 얼스 로너는 지난해 회사를 떠나면서 CS가 고객과 주주를 실망하게 했다면서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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