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머니무브] 노마진 금리 'OK'…은행권 현금확보 경쟁
LCR 정상화하자 규제 미달 위기…예금으로 자금 조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송하린 기자 =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고금리로 예금을 늘려 원화 유동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인 은행권 예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전개되는 가운데서도 일부 은행은 '노마진' 금리를 감수하면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금융당국도 시장점검에 나설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각 지역그룹별로 지점장 화상회의를 진행해 올 4분기 핵심성과지표(KPI)에 정기예금 유치 실적을 추가하겠다고 전달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예금 실적을 영업점 평가에 추가 반영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주요 정기예금상품의 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겨우 마진을 확보한 수준이지만 경쟁시장 상황에 따라 좀 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4.35%로 보름 만에 1%포인트(P) 가까이 올랐다. 주요 저축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보다도 높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경쟁은행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은행 예·적금에 돈이 몰리고 있음에도 은행들이 고금리에 추가 우대금리까지 얹어주며 경쟁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이 강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영업 본부장은 "금리인상기에 전사적인 정기예금 유치에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연말까지 지점장 전결금리 상향 등을 통해 예금유치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원화 유동성 비율이 규제 수준을 밑돌면서 예금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LCR은 국제결제은행(BIS) 유동성 규제기준 중 하나로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금융당국이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규제비율을 100%에서 85%로 한시적으로 낮췄다가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에 나섰다. 은행들은 9월 말까지 LCR을 기존보다 5%포인트 높은 90%로, 12월에는 92.5%까지 올려야 한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LCR 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평균 93.81%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각각 91.63%, 94.47%, 95.96%, 93.19%로 연말까지 규제 기준을 상회하기 위해서는 고유동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은행들은 현 시장 상황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또는 은행채 발행을 통한 시장 자금 조달보다 예적금으로 자금을 모으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시장 조달이 더 저렴했지만, 국내 채권금리가 치솟으면서 예금금리를 더 얹어줘도 고객 조달 비용이 더 싸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화면번호 4426)에 따르면 전일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3.02%로 은행채 AAA 1년물 금리인 4.293%보다 1.27%포인트(P) 낮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물량 부담에 의해 은행채 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은행채 AAA 1년물은 지난달에만 53.2bp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시장에서의 조달비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은 지금이 고객을 통한 조달 비용이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7월, 9월 기준금리를 75bp씩 인상한 데 이어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한국은행도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이 환율 대응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10월과 11월 연속 기준금리 50bp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은행 여·수신 금리도 더 상승하게 된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LCR 규제 정상화에 따른 은행들의 유동성 상황도 재점검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간 예금금리 경쟁이 대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회 지적 등이 나오고 있는 만큼 최근 여수신 금리 변동 상황과 함께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유동성 규제 수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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