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급감에 당국 방어 약해질까…외환딜러들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노요빈 기자 =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감소하면서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능력이 약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9월 외환보유액이 급감했지만, 외환당국은 여전히 환율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에 나설 것으로 봤다.
다만 외환보유액 급감 추세가 이어지면 불안감이 커지고 당국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도 전해졌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 대비 196억6천만 달러 감소한 4천167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197억 달러 감소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74억2천만 달러 감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9월 한 달 동안 달러-원이 100원 넘게 오르면서 외환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를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외환당국의 실탄 부족 인식이 강화될 우려가 나왔다. 이는 역외 등 투기적 거래자들의 롱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더라도 외환시장에 쏠림이 있으면 개입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은 최근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활용하기 위해 비축한 것"이라며 "과거 가장 큰 폭의 감소가 있었던 시기와 비교해 현재 외환보유액은 두 배가 많은 수준이며, 충분한 규모라고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당국이 강한 시장 안정 의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들어서도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도 전했다.
A은행의 딜러는 "9월 외환보유액이 급감했지만, 당국은 앞으로도 계속 방향성을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들어서도 당국의 방어 스탠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달러-원 상승 모멘텀이 생길 때마다 시장에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B은행의 딜러도 "당국의 미세 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일도 위안화 반등에 맞춰 미세 조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여기서 달러-원이 더 오른다면 시장 불안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외환보유액 감소를 무릅써서라도 환율 급등을 막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C은행의 딜러는 "보유액이 한 달 급감했다고 해도 달러-원 롱 심리가 강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외환보유액은 많은 수준이고 현재 레벨에서 롱 베팅을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보유액 급감 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의 의문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이어졌다.
D은행의 딜러는 "아직은 외환보유액이 많아 9월 외환보유액에 큰 의미는 두지 않고 있다"면서도 "달러 초강세가 이어지고 여기서 보유액 급감이 추세적으로 확인된다면 앞으로 실탄을 계속 소비할 수 있을지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은행의 딜러도 "9월 외환보유액이 적어도 150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했다"면서 "한국은행이 보유액 4천억 달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보유액 4천억 달러가 붕괴하면 불안 심리가 커질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 투자자들은 외환보유액 감소 추이와 4천억 달러라는 숫자를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당장은 당국이 방어 의지를 드러내겠지만, 보유액이 줄어들수록 당국도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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