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과 완화를 동시에…딜레마에 처한 잉글랜드은행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잉글랜드은행(BOE)이 다시 채권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긴축과 완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E는 이날 국채 시장 마비로 다시 시장에 개입하면서 하루 최대 50억 파운드의 물가연계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채권 매입 연장을 밝힌 지 불과 24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날 오전 거래에서 물가연계채권 가격은 소폭 상승했으나 하루 전 있었던 대규모 매도세를 되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BOE는 시장 개입에 대해 금융 안정성에 대한 것이지 통화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저널은 이에 대해 양자의 경계는 미세하다면서 금융 불안정이 통화정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주 전 영국 정부의 감세안으로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BOE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위해 계획했던 정부국채 매각을 연기했다. 이날은 통화정책 계획의 다른 부분인, 시작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회사채 매각을 다시 연기했다.
BOE의 사례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비어스 아드리안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중앙은행은 최종 대부자로서 유동성을 제공할 능력이 있고 원칙적으로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면서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역사적인 사실은 이런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과거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종료했다. 이는 "무엇인가 고장 날 때까지 인상한다"고 묘사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규칙적인 양상이기도 했다.
지난 1998년 헤지펀드 롱컴캐피털이 파산했을 때 연준은 금리를 인하했다. 이는 이후 불필요한 것으로 드러났고 닷컴 버블의 원인이 됐다.
BOE는 지난 1973년~1975년 저축은행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업종을 구하기 위해 1975년 인플레이션이 25% 위로 치솟았음에도 금리를 손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는 중앙은행이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만약 시장 개입이 최종대부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지 통화정책과는 별개라는 BOE의 주장이 맞는다면, 오는 11월 초 회의에서 BOE는 시장개입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계획보다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회의에서 BOE가 1%포인트 넘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저널은 언급했다.
최근 영국 국채 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기준금리가 아니라 장기 채권 금리였다.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연기금의 마진콜 사태를 촉발했고 이는 다시 장기채 금리를 올리는 악순환을 불렀다.
다행인 점은 단기금리 상승이 경제 전망을 약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장기 채권 금리를 누른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BOE가 경기침체를 무릅쓰고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널은 강조했다.
저널은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탈리아 국채와 관련해 비슷한 문제에 처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개입하면서도 긴축정책을 펼치는 등 BOE를 따라 하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마무리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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