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인플레 여진에 강세 회복…엔화 32년만에 최저치 경신
  • 일시 : 2022-10-14 22:26:35
  • 달러화, 인플레 여진에 강세 회복…엔화 32년만에 최저치 경신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주말을 앞두고 강세 흐름을 되찾았다. 예상치를 웃돈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여진이 이어지면서다. 일본 엔화 가치는 32년 만에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진앙으로 지목됐던 영국의 파운드화는 다시 미끄러졌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전면 철회 전망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7.7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7.263엔보다 0.437엔(0.3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775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7748달러보다 0.00002달러(0.0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4.33엔을 기록, 전장 143.93엔보다 0.40엔(0.2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2.491보다 0.05% 상승한 112.551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한때 147.880엔을 기록하며 상승하는 등 32년 만에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일본 엔화가치가 좀처럼 지지선을 찾지 못하고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엔화가 안전 통화로서 지위를 상실한 데 따른 파장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BOJ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행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종료한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구로다 총재는 현재 정책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이전 환시 개입이 이뤄졌던 145엔대를 넘어서면서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강화됐다. 스즈키 순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도 "엔화의 과도하고 투기적인 움직임을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한 긴박감을 가지고 외환시장을 관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2거래일 동안 큰 폭으로 약진한 데 따른 되돌림 장세인 것으로 풀이됐다. 영국 정부가 감세 정책을 전면 철회하는 등 경제정책을 U턴 했지만 파운드화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 압박도 상당한 것으로 풀이됐다. 파운드화는 0.46% 하락한 1.12650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는 감세정책을 사실상 전면 철회하고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은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이 지명됐다.

    영국 언론들은 법인세율 동결안의 취소 방침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율 동결은 지난달 발표된 미니예산의 대표 정책이다. 내년 4월 법인세율을 19%에서 25%로 올리는 계획을 취소하고 동결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소식에 영국 국채인 길트채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 대비 15bp 하락한 4.02%로 호가를 낮췄다.

    유로화는 좀처럼 약세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진단되면서다.

    피에르 분쉬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가 ECB의 실질 예금금리를 플러스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ECB 정책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분쉬 총재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을 고려할 때 침체 우려가 있더라도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다시 확인됐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물가 상승률은 월가의 예상치를 또 웃돌았다. 9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인 8.1% 상승을 웃도는 수준이다. 9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0.3%를 상회했다. 직전 달의 0.1% 상승보다도 상승 폭이 되레 가팔라졌다. 월간 상승률은 지난 6월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올랐다. 미 노동부는 근원 CPI의 헤드라인 수치는 1982년 8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9월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였던 6.5%를 상회했다. 전월치인 6.3% 상승도 웃돌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월가 예상치였던 0.3% 상승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글로벌 증시는 빅 랠리를 펼쳤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분석가들은 직관적이지 않은 현상이라면서 포지션을 뒤집는 공매도 커버가 증시 반등을 주도해 달러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UBS의 외환 전략가인 제임스 말콤은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의 세부 사항 등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이에 따라 시장이 투매를 시작했을 때 투자자들은 빠르게 공매도 커버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수미토모 미츠이 자산운용의 전략가인 마사유키 키치카와는 가까운 장래에 엔화가 히 달러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부가 특정 수준이나 경계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과도한 변동성을 막겠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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