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發 유동성 마찰] 시중銀, 국고채 담보채우기·LCR 맞추기 '이중고'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이 환율 상승에 따라 외국계은행과의 거래에서 국고채 담보를 추가로 제공해야 하고, 이 때문에 떨어지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비율도 높여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조달 자금 마련과 LCR 비율 개선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리자 은행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는데, 이는 가계부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국이 규제 유예 등 조치로 시장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8일 채권·스와프시장에 따르면 지난 6월만해도 1,20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이 1,430원대로 오르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은 국고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와프(CRS) 등 파생거래에서는 장외파생상품거래 기본계약서(ISDA)·신용지원부속서(CSA)에 따른 담보를 제공하는데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국내 은행이 외국계 은행에 제공해야 하는 국고채 담보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로컬은행은 보통 바이앤셀(buy&sell) 포지션을 취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포워드 셀쪽의 평가 손실이 커진다"며 "환율이 올라갈수록 거래상대방에게 담보를 더 많이 내야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담보를 추가로 채워야 하는 상황은 은행채 발행 증가로 이어진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장은 "국고채 담보를 추가로 구해야 하다보니 새로 매입해서 담보를 넣어야 된다"며 "채권을 사려면 돈이 없으니 다시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외국계 은행에 국고채를 담보로 제공하면 시중은행의 LCR 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그런데 당국이 팬데믹 기간 완화했던 LCR 규제를 정상화하면서 은행들은 올해 10~12월 92.5%, 내년 1~3월 95%의 LCR 비율을 달성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에는 국고채 매수를 위한 자금 마련의 성격과 함께 LCR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은행채 발행은 급증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은행채 발행액은 25조8천800억 원으로, 은행채 발행 역사상 월별 기준 사상 최대다.
전일 KB국민은행은 3천억 원 규모의 3개월 은행채를 4%에 발행하면서까지 자금을 끌어모았다. 발행금리를 14일 기준 'AAA' 등급 은행채 3개월물의 민평 금리인 3.455%와 비교하면 54.5bp나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이 기관 유동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은행 등 금융 당국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전일 홈페이지 블로그 코너에서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직간접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은행채 발행 급증에 따른 금융채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와도 연동되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부작용도 있다. 이 때문에 당국이 LCR 규제를 유예하면 채권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까지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은행채 금리가 국고채 대비로도 훨씬 더 오르면서 금융채 금리를 참고하는 가계대출에도 직격탄"이라며 "당국에서 LCR 정상화를 유예하든지 은행에 여유를 주면 가계부채 관리에도 훨씬 더 도움이 될텐데 이 정책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