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규제개혁에 미묘한 변화…'필요한 규제는 한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주말 카카오의 '먹통' 사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2.10.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eephoto@yna.co.kr](https://newsimage.einfomax.co.kr/PYH2022101703090001300_P2.jpg)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기업들에 모래주머니가 될 수 있다며 규제개혁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엿보인다.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규제완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각이 정책 방향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출근길 문답에서 "독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고 국가 기반 인프라를 이루고 있으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되고 혼란이 발생하자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독과점은 폐해가 발생하는 지점으로 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폐해가 발생하면 국가가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며 "기업의 책임방기에 선을 긋는다. 긴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원상태로 돌리는 일은 기업의 책무이고 사회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국가기간통신망에 준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이윤만 누리고 비용은 사회에 떠넘기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줄곧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온도 차가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기업이 성장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활동을 독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새 정부는 출범 이후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체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부담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쳤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정부 업무평가에서 규제혁신 배점을 10점에서 20점으로 늘렸고, 지난 8월에는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규제혁신전략회의도 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이 더 자유롭게 투자하고 뛸 수 있도록 방해되는 제도들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그 핵심이 규제혁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정부는 대통령실을 필두로 규제혁신에 방점을 찍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왔으나 카카오 사태를 겪으면서 필요할 때는 규제와 감독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은혜 수석은 독과점 플랫폼 기업이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침은 독과점 지위의 판단 기준과 금지 행위 유형을 구체화한 일종의 공정거래법 해설서로 규제를 구체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당정 협의에서 "문어발 확장과 독점 구조로 인한 부작용 방지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입법을 통한 대응책 마련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런 정책 방향이 시장경제의 작동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로 자율을 존중하는 정부 철학에 배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언급한 독과점에 대한 국가 대응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이 아니라 원론적인 입장"이라면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국민이 불편을 겪는다면 당연히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시장경제의 필요성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고 정부가 어느 정부보다 자유를 존중할 것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독과점 규제에 대해 "정부의 자율주의, 연대, 시장경제와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며 "시장경제 작동을 막는 규제가 아닌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다. 그대로 두면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배제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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