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물' 떨쳐낸 신한은행 캥거루본드…亞·호주 다 잡았다
  • 일시 : 2022-11-09 11:21:57
  • '위기의 한국물' 떨쳐낸 신한은행 캥거루본드…亞·호주 다 잡았다

    발행 완주 막전막후…현지 로드쇼로 시장 눈높이 맞춘 게 주효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신한은행이 온갖 악재를 뚫고 4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투자 심리 위축 및 조기 북 클로징 등으로 외화채 발행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신한은행은 호주 시장을 주목해 조달 기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의 경우 해외 로드쇼 도중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사건이 퍼지는 등 대내외 악재가 상당했지만, 전략적인 접근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기관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들과의 금리 눈높이를 맞춰나간 게 주효했다. 한국 발행사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 속에서도 무사히 조달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조달 명맥 이은 신한은행, 유연성·소통력 부각

    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신한은행인 4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변동금리부채권(FRN)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개월물 호주달러 스와프금리(BBSW Bank Bill Swap Rate)에 195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신한은행의 이번 딜로 한국물 시장은 보름여 만에 다시 발행이 재개됐다. 글로벌 채권 시장 내 아시아물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세가 가속화된 데다 기관들의 북 클로징 시점이 빨라지면서 최근 공모 한국물 조달 시장은 문을 닫았다.

    가장 최근 발행은 지난달 27일 달러채 리오픈을 위해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선 KDB산업은행뿐이었다. 이마저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투자증권, 흥국생명(신종자본증권)의 달러채 발행이 밀리던 중 우량 신용등급과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 등을 바탕으로 발행에 나선 것이었다.

    조달 연기 행렬과 더불어 캥거루본드 시장도 급격히 위축됐다. 당초 캥거루본드는 달러채 대비 변화의 폭이 더뎌 대체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차이나 런(china run)' 현상 등이 급부상하면서 캥거루본드 조달 또한 출렁이기 시작했다. 북빌딩에 나선 하나은행은 결국 발행을 마치지 못하기도 했다.

    뒤이어 캥거루본드 발행을 준비했던 신한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주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로드쇼를 진행하던 중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사태가 번졌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발 원화채 시장 위축과 흥국생명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날이 커졌다.

    신한은행은 현지 로드쇼라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살리기로 했다. 현지 기관과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실시간으로 완화하는 데 주력했다. 신한은행의 우량 펀더멘탈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콜 옵션 등을 둘러싼 불안감을 줄여나갔다.

    달라진 시장 눈높이에 맞춰 투자자와의 접점을 찾는 데도 집중했다. 기관과 지속해서 접촉하면서 발행을 위한 적정 금리 수준을 맞춰나가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투자자 화답, 완주 의지 부각…유통금리 추이 촉각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3개월물 호주 달러 스와프금리(BBSW Bank Bill Swap Rate)와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SQ ASW·Semi-Quarterly Asset Swap Rate)에 각각 200bp를 더한 수준을 설정한 배경이다.

    투자자들은 주문 공세로 화답했다. FRN과 고정금리부채권(FXD)에 집중된 주문은 최대 6억5천만 호주달러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수요가 더 집중된 FRN 발행을 확정하고 스프레드를 195bp로 끌어내렸다. 캥거루본드의 경우 실수요 중심이라는 점에서 IPG 대비 스프레드를 끌어내리기가 쉽지 않지만, 신한은행은 풍부한 주문 등을 바탕으로 5bp 수준의 절감에 성공했다.

    북빌딩에는 중화권 기관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자는 물론 호주 기관의 참여도 두드러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면 로드쇼를 통해 신한은행의 소통력을 확인한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주문량을 끌어올렸다.

    최근 녹록지 않은 투자 시장을 반영해 비교적 높은 금리 수준을 감수한 점은 변수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북빌딩에서 IPG로 125~130bp를 제시했다. 달라진 시장 상황 탓에 보름여 만에 이보다 70bp가량 높은 금리를 감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북빌딩에서 높은 인기를 확인했던 터라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스프레드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외화 발행 길이 대부분 막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 발행 완주 의지를 드러내는 등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만으로도 후속 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한국물은 물론 캥거루본드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는 상징성도 동시에 얻었다. 최근 호주 채권 시장 또한 역내 우량 은행 정도만이 채권 발행을 이어갈 뿐 역외 기관들의 발행은 주춤해졌다. 이달 공모 캥거루본드를 발행한 기관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이번 채권은 소셜본드(social bond) 형태로 발행된다. 소셜본드는 조달 자금의 사용처가 사회적 사업 등으로 제한된 채권이다.

    신한은행은 무디스와 S&P, 피치로부터 각각 'Aa3', 'A+', 'A' 등급을 받고 있다. 이번 딜은 ANZ와 크레디아그리콜, 미즈호증권, 노무라금융투자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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