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금융위기후 최대 폭락…한꺼번에 몰린 韓·美·中 하락재료
  • 일시 : 2022-11-11 15:08:06
  • 달러-원, 금융위기후 최대 폭락…한꺼번에 몰린 韓·美·中 하락재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장중 60원 넘게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 중이다.

    10월 미국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강도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는 등 하락 재료가 집중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연금 등 공적 투자기관의 환헤지 확대 추진 방침을 밝혔고,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결정도 나왔다.

    시장참가자는 달러화 강세가 꺾이면서 외환시장이 이전과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향후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지지 않는 한 달러-원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 차례 미국 물가지표만 보고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크게 수정하기 어렵다며 달러-원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달러-원 폭락세…韓·美·中 호재 한번에 소화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2분 현재 전장 대비 62원 급락한 1,315.50원에 거래됐다.

    장중 달러-원의 이 같은 낙폭은 2008년 10월 30일(-177원) 이후 최대치다.

    이를 두고 외환시장참가자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깨뜨리면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를 재조정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약화됐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10월 물가지표는 인플레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걸 보여준다"며 "시장은 연준이 이를 통화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위험자산 가격이 폭등하고 달러-원이 급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85.4%로 반영했다. 하루 전(56.8%), 일주일 전(52.0%)보다 높다.

    장중 추경호 부총리가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점도 달러-원 급락을 뒷받침했다. 미국 물가지표가 발표된 직후 기재부가 추가 대책을 언급해 시장개입 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추 부총리는 국민연금 등 공적 해외투자기관이 기존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방안을 주무 부처를 통해 해당 기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이 낙폭을 키웠다.

    은행 한 딜러는 "국민연금과 외환당국 간 외환(FX)스와프 거래를 하기로 했으나 기한이 연말까지"라며 "연말 이후 다시 국민연금이 달러 매수 주체로 나올 수도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기재부가 수급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은행 다른 딜러는 "미국 CPI 발표 직후 기재부가 대책을 내놓아 달러-원 낙폭이 극대화됐다"며 "달러-원이 하락할 때 확실히 떨어뜨렸다. 향후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를 대비해 버퍼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장중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완화 소식도 들려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중국 입국자의 코로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8일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 달러 강세 모멘텀 약화…달러-원 반등 위험은 대비해야

    시장참가자는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꺾이고 이전과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위험회피 분위기를 조성할 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으면 달러-원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증권사 한 딜러는 "10월 미국 고용지표가 대체로 양호했지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10월 물가지표 이후 달러화가 이전과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오프를 크게 자극할 만한 뉴스가 나오지 않으면 달러-원도 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달러-원이 급락한 만큼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수급상 저가매수 등이 나올 때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원이 이렇게 급하게 밀리면 기술적 반등이나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급상 저가매수와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몰릴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미국 CPI가 둔화했다가 다시 오른 적이 있는 데다 서비스부문 인플레 압력도 작지 않아 연준이 통화긴축 강도를 크게 낮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 다른 연구원은 "그동안 억눌려왔던 시장이 크게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한 차례 물가지표로 연준이 통화정책을 크게 수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도 5% 수준으로 낮지 않다"며 "달러-원이 반등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엔화 지폐와 미국 달러화 지폐 [촬영 이세원]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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