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도 배고픈 외환당국…NPS 등 환헤지 확대·해외투자 조정(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지만, 외환당국은 추가 환율 하락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1일 국민연금(NPS)을 포함한 주요 연기금의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향후 지속적인 대규모 달러 매수 주체로 대두할 수 있는 연기금의 달러 수요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NPS 등 환헤지 확대·해외투자 조정…달러-원 하락 가속
추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국민연금 등 공적 해외투자기관의 기존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주무 부처를 통해 해당 기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해외투자에서 환헤지 비율을 높이면 신규 투자 시에 달러 현물환 매수 필요성이 줄어든다. 또 기존 투자분에 대한 해지 비율을 빠르게 높이려면 대규모 신규 선물환 매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추 부총리가 기존 투자자산에 대한 헤지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 만큼 선물환 매도 물량이 상당 규모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투자 목표 비율을 낮출 경우에도 필요 달러 매수 규모가 줄어든다.
결국 연금 등 공적 투자기관의 달러 매수 필요 규모를 줄이고, 선물환 매도 등 환헤지 과정에서의 달러 매도 물량을 끌어내겠다는 의미다.
달러-원이 이날 1,310원 부근으로 지난 10월 말 1,440원대 고점과 비교해 100원 넘게 폭락했지만, 당국은 더 근본적인 환율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환율)변동성도 크고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해 정책적 노력 여러 가지 펼치고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할 것 같다"고 추가 조치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 등의 환헤지 비율 확대 등의 조치로 "외환시장 내 달러 수요를 완화하고 추가로 달러 공급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 마련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치에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미국의 10월 물가 지표 둔화로 1,340원대로 전장대비 30원 넘게 급락했던 달러-원은 추 부총리의 발언 직후 1,330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달러-원은 이후에는 중국 방역조치 완화 방침도 발표되면서 1,310원대까지 폭락한 상황이다.
◇시한폭탄이던 NPS…환시 영향력 감소 전망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는 최근 수년간 대표적인 달러-원 상승 요인으로 거론되어왔다.
해외투자 확대 기조 속에 매년 200~300억 달러 남짓 달러를 사들이면서 달러-원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연금 달러 매수가 지속하면서 비판이 집중됐던 바 있다. 연금 운영위원회 등 내부에서도 환율 상황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경상흑자를 바탕으로 하는 환 오픈 투자 전략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연금은 이에 따라 지난 10월에는 외환당국과 10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 체결하는 등 일부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이 조치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다. 당국과 스와프 기간에는 신규 달러 매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스와프 계약 종료 이후에는 그만큼 추가로 달러를 사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과 스와프 신규 체결 기간도 올해 말까지로 한정됐다.
100% 환오픈 원칙을 바꾸지 않는 이상 시차가 있을 뿐 대규모 현물환 매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현 상태로라면 내년부터는 올해보다 더 강한 달러 매수 주체가 될 수도 있었다.
꾸준히 해외투자 비중을 높여가겠다는 연금 등의 투자원칙도 마찬가지로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문제였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환헤지 비율을 다시 높이고, 해외투자 목표 비중을 낮춘다면 내년 등 향후에도 연금발 달러-원 상승 압력은 한층 줄어들 수 있다.
또 단기적으로는 기존 투자분의 환헤지 비율을 높이기 위한 선물환 매도를 통해 달러 매도 주체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금은 최근 달러-원 1,400원대에서는 이미 선물환 매도를 이어가는 등 이전과 달라진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연금의 100% 환오픈 해외투자 원칙 자체를 수정해 환헤지 비율을 높여 잡는 방안과 현재 해외자산의 5% 이내로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전술적 환헤지의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두 열어 놓고 연금과 협의를 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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