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프리즘] 기재부 국제금융국의 '빌드 업'
  • 일시 : 2022-11-14 08:52:50
  • [세종시 프리즘] 기재부 국제금융국의 '빌드 업'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오늘만을 기다리지 않았을까요?"

    지난 11일 하루에만 달러-원 환율이 60원 가까이 빠지자 1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기재부, 특히 국제금융국에 올해 가을은 유독 잔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약 3주 전(10월 25일) 달러-원 환율은 1,444원까지 올라섰다.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몇 달 전부터 학계와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관성적인 조언이 쏟아졌다.

    미국 물가만큼이나 통화스와프도 외환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외화보유고 자체가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단순히 현금보유 비중이 적다며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기재부에 우호적인 여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금국은 대외적으로 잠잠했지만, 어느 곳보다 치열했다고 한다. 이들은 밤낮을 잊고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대응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실무진인 외화자금과의 구성원은 아예 끼니를 잊었다. 혹시라도 자리를 비운 사이 수급이 뒤틀릴까 봐 매번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랬다.

    지금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된 김성욱 당시 국금국장은 직접 외자과를 수시로 다니면서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건조한 분위기가 국금국을 감쌌다고 한다.

    기재부 장·차관들도 긴장하기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밤늦게 외자과의 보고 문자를 받으며 차액결제선물환(NDF)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기재부의 전략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일회성 구두 개입보다 수출입기업 등 직접 시장 관계자를 만났다.

    이를 통해 수급에 변화를 줄 만한 이슈를 점검했다.

    그 결과,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당장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정부가 노력은 하는구나'라는 심리적 안정을 줬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주요 기업이 달러를 슬슬 풀기 시작했다. 주요 달러 수요자는 과한 매수를 자제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외환 당국도 이 과정에서 '쏠림'을 막고자 외환보유고를 활용했다.

    몇몇 시장 관계자는 주요 시장 참여자들은 김성욱 차관보가 지난 9월 말에 내놓은 발언을 기억하기도 했다.

    김 차관보는 당시 "2020년과 2021년 사례를 보면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환율이 많이 오르면 언젠가는 내릴 때도 굉장히 빨리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말은 현실이 됐다.

    지난 11일, 간밤 미국 CPI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물가 정점론이 급부상했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오전에만 30원 넘게 하락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주요 연기금의 환 헤지 비율을 높이는 가운데 해외투자에 대한 변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은 셈이다.

    여기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축소 이슈까지 가세했다.

    여러 재료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이날 오후 달러-원 환율은 오전 낙폭에 2배 가까이 확대된 채 거래가 마무리됐다.

    기재부 안팎에서 국금국의 '빌드-업'이 잘 됐다고 평가한 이유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무역·경상수지 흐름이 좋지 않고 무엇보다 미국의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외환 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당장 오는 16일 주요 부처 관계자를 만나 추 부총리가 예결위서 언급한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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