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공기업, 외화 사모채 조달 관심 고조…아쉬운 비효율성
  • 일시 : 2022-11-15 10:00:27
  • 'AAA' 공기업, 외화 사모채 조달 관심 고조…아쉬운 비효율성

    도로공사 이어 가스공사도 발행 추진…입찰 절차 매여 이점 저하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공기업들이 외화 사모채 조달 시장으로 발행처를 확장하고 있다. 통상 공기업들은 한국물(Korean Paper) 조달 시 사모보다는 공모 조달을 선호했으나 최근 원화채 발행 금리 등이 급등하자 다양한 시장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공기업의 경우 공·사모 조달에 상관없이 입찰 절차 등에 나선다는 점에서 사모 발행의 이점을 한껏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모채의 경우 발 빠른 투자자 매칭으로 속전속결 조달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국내 공기업의 경우 절차주의 특성이 강조되면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사모 시장과의 괴리를 드러내고 있다.

    ◇북 클로징 행렬 속 공기업 외화 사모로 선회

    1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가스공사는 외화 사모 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본격적인 조달 작업에 나섰다.

    연합인포맥스 '해외채권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가 외화 사모채 발행에 나선 건 2년여 만이다. 가장 최근 조달은 지난 2020년 7월 찍은 4억5천만 달러 규모로, 이외에는 수년간 공모 조달에 집중해왔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도 약 3억 달러 규모의 외화 사모채권 발행을 마쳤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네 차례에 걸친 사모 달러화, 홍콩달러, 싱가포르 달러 채권 등을 발행한 것이다.

    공기업의 경우 그동안 사모채보단 공모 시장 등을 활용한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최근 녹록지 않은 시장 분위기 탓에 글로벌 기관들의 북 클로징 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채권 시장이 조기 휴업 상태에 돌입하는 상황에서도 사모 시장을 겨냥해 막바지 조달 행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공기업이 사모 시장에 관심을 높이는 건 금리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한동안 공사채조차 유찰을 겪은 데다 최근 물량이 소화되곤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외화채 시장의 경우 원화 시장 대비 비교적 저렴한 금리를 겨냥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A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135일룰 등으로 연내 달러화 공모채 발행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며 "더욱이 연말이 다가올수록 북 클로징 분위기 등으로 한국물 발행이 주춤해지지만, 올해는 금리 이점을 좇은 공기업들의 사모 조달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속전속결 시장 특성, 공기업 절차적 공정성과 배치…부작용 드러나기도

    관련 업계에서는 절차적 공정성에 매여 사모 조달 시장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국내 공기업 행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외화 사모 조달의 경우 투자자의 의사 혹은 투자은행(IB)의 발행사-기관 간 매칭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조달이 이뤄진다는 이점이 있다. 수십여 곳 이상의 다수 기관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공모채와 달리, 한두 곳과의 접촉만으로 발행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공기업은 입찰 절차 등에 묶여 이런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기업의 경우 공정성 등을 강조하다 보니 사모 조달에도 RFP를 발송하고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의 절차를 강조하면서 발행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순간을 재빨리 포착해야 겨우 조달이 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이들의 글로벌 금융 시장 이해도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앞서 외화 사모채 발행을 마친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선정된 주관사가 모든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조달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환경이 나날이 급변하는 터라 주관사 선정 과정 등을 거치며 투자자들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자 우위의 시장으로 재편된 점 역시 국내 공기업의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C 업계 관계자는 "사모 한국물에 투자하는 기관이 한정적인 터라 통상 비공식적인 투자자의 의사 혹은 이를 포착한 IB의 중개 속에서 조달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RFP 발송 및 주관사 선정 작업을 거치면서 수많은 IB가 소수의 기관에 동시에 접촉하다 보니 한국물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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