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위험선호 심리 회귀에 약세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선호 심리가 되돌아오면서다.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찍었다는 안도감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됐다. 미중 긴장 완화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위한 협상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8.6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9.640엔보다 1.020엔(0.7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436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3270달러보다 0.01090달러(1.06%)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4.67엔을 기록, 전장 144.27엔보다 0.40엔(0.2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6.832보다 1.01% 하락한 105.750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파티푸퍼(party-pooper)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각종 악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선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찍었다는 안도감이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의 안도감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10월. PPI는 전월대비 0.2% 올라 0.4%였던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앞서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대로 내려서면서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불을 지폈다.
연준 집행부 의견을 대변해왔던 강성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파티 분위기의 시장에 직설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진화에 나섰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전날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금리 인상 완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12월 혹은 이후 회의에서 50bp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질 때까지 금리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둔화에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두 심호흡을 하고 진정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며 "다음 혹은 그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약해지고 있다고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궁극적인 레벨(종착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면서도 인상 속도 조절이 긴축 정책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에도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재개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4bp 하락한 3.81%에 호가됐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미국채 수익률 하락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과도할 정도로 쏠림 현상을 보였던 엔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의 숏커버가 이어진 여진으로 풀이됐다. 일본 수입 기업들의 실수요도 일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됐다.
유로화도 위험선호 심리의 회귀 등으로 강세 흐름을 다져나갔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유엔에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을 막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곡물 수출 협정 연장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여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지금이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러시아의 파괴적인 전쟁을 중단해야 할 시기라고 확신한다"며 "이는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3차 민스크 협정과 같은 서류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회복세를 이어갔다. 영국 새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7~9월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전월치와 전문가 예상치인 3.5%보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6~8월 영국의 실업률은 3.5%로 1974년 이후 가장 낮게 떨어진 바 있다.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이번주에 600억 파운드(약 95조9천억원)에 달하는 증세·지출 삭감 예산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파운드화는 1.79% 상승한 1.19644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부동산 위기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점도 위험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지난주 중국은 해외 입국자의 격리기간을 8일(5+3)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주말에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을 구제할 16개 조치를 내놨다.
여기에다 5년만에 대면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도 위완화 등 위험 통화에 호재도 작용했다. 위안화는 전날 종가인 7.0420위안 보다 하락한 7.03위안 언저리에서 거래됐다.
MUFG의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시장은 현재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 하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론이다"면서 "여기에다 중국이 좀 더 성장 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ING의 글로벌 시장 헤드인 크리스 터너는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자주 들락거렸던 고점 부근에 더 가까이 있다"면서 "세계 경제는 성장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과 시진핑의 만남으로 G20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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