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경제 버틸까] 한·미 금리차 1.5%까지 괜찮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내년 우리나라의 외환 및 금융시장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하는 데 따른 영향도 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역전 자체가 환율 및 자금 유출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금리차 자체보다는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5%포인트 정도의 금리차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단순히 한·미 금리 차보다는 국내 경제의 안정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미 금리차 역전 장기화 전망…영향은 '미지수'
이미 역전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내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적지 않은 폭으로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0%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기금 금리는 3.75~4.0%다. 금리 상단 기준으로 이미 1%포인트 차이가 난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최종 금리가 3.5% 내외, 연준의 최종금리는 5%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한다. 최종 금리의 형성 시기는 내년 3월 정도로 예상한다.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이 종료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해당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1.5% 포인트 내외의 금리 역전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당초 달러-원 환율이 1,400원도 넘어서 치솟을 때는 한은이 1.5%포인트 정도의 금리 역전을 감내하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환율 우려에 한은은 그동안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올해 이미 두 차례나 단행했다.
하지만 달러-원이 최근 1,300원대로 빠르게 하향 안정되면서, 한은이 금리 역전 폭 확대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부상했다.
한·미 금리 역전이 환율이 및 자본유출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 사례가 있다지만, 패턴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가 쌓이지는 않았다.
다만 과거 금리 역전 상태가 유지됐던 세 차례 동안 외국인 증권자금, 특히 금리차에 민감한 채권 자금의 유출 사례는 없었다는 점은 어느 정도의 금리차가 곧바로 국내 시장에 충격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나타내 준다.

◇금리차보다 펀더멘털이 중요…경기 상황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의 금리차가 우리 외환 및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 않을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금리차보다 국내 경제의 안정이 자금유출입에도 더 중요할 것이라는 데는 입을 모았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 투자되는 외국인 채권 자금의 대부분은 만기 보유 장기로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금리차를 노리는 채권 자금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오히려 실물 경제가 크게 안 좋은 상황이 된다면 장기 투자자들도 이탈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한·미 금리차가 나도 달러-원 스와프레이트가 낮아지면 외국인이 들어올 유인도 여전히 있는 등 금리 역전이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핵심적인 사안은 아닐 것 같다"면서 "외환시장이 안정적이라면 통화정책은 국내 자금시장과 경기를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외화자금시장의 불안이 과도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인데, 불안이 심해지면 추가적인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보험사 보유 외화채권을 빌려 국내 은행이 RP 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것처럼 국민연금 보유 채권의 활용 등도 향후 외화자금시장 안정책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박종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차가 1.5%포인트를 넘어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수출과 성장이 견조한 상태에서는 금리차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성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금리가 중요한데 인플레이션의 차이를 반영하면 실질금리차는 좁아지는 만큼 명목으로 1.5%포인트 정도의 금리차는 괜찮지 않나 싶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해는 성장이 양호했지만, 내년은 잠재성장률 밑으로 간다고 보면 한은이 조금 비둘기파적인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의 한 딜러는 "최근 달러-원 급락으로 한은도 금리차에 대해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제 및 국내 금융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쉽게 올리기 어려운 만큼 한은은 실제 자금 유출 여부를 살피면서 연준과의 금리 격차를 차츰 벌리는 실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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