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도 박수친 사학연금 외환 전략…다른 연기금의 선택은
  • 일시 : 2022-11-25 13:28:35
  • 기재부도 박수친 사학연금 외환 전략…다른 연기금의 선택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사학연금이 해외자산을 매각해 국내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금융당국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요청하기 전에 사학연금이 내부적으로 선택한 결정이라 부당한 외압이라는 논란은 피하면서 결과적으로 당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주요 연기금과 운용 방향을 두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학연금의 운용전략 개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전략 변화는 신선하고 당국 기조에도 부합하니 관련 내용을 더 알리면 어떻겠냐고 주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가 주요 연기금과의 협조에 얼마나 고심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학연금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이른바 '3고 시대'로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해외자산을 매각해 환차익을 실현하고 금리가 튄 국내채권을 저가 매수하는 방향으로 운용 전략을 수정할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안(2023~2027년)이 최근 열린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됐고 자산운용지침(IPS)에 반영될 예정이다.

    최근 기재부를 비롯한 금융당국이 주요 연기금에 협조를 요청한 바는 환율 안정화와 자금경색 완화에 동참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당국은 주요 연기금에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높이고 공사채뿐만 아니라 전단채와 회사채,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의 매입량도 늘려줄 것을 요청한 터였다.

    사실 당국의 이같은 요청은 대부분 국민연금을 향한 것이긴 하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이 당국 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연기금 전체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당국이 연기금에 요청한 환헤지 규모가 400억달러로 알려졌는데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규모만 약 34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당국이 국민연금에 P-CBO 매입량을 늘려달라고 별도로 주문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학연금도 공무원연금, 국민연금과 함께 3대 연기금으로 여겨지는 만큼 기재부 입장에선 중요한 논의 대상자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협조 요청이 외압으로 비치지는 않을지 고심하는 금융당국이었는데 사학연금이 자산배분 계획을 먼저 개정하고 나섰으니 달가운 것이다.

    사학연금이 내년에 해외자산 비중을 줄이고 국내채권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도 보조를 맞출지 주목된다. 통상 공무원연금은 사학연금과 자산운용 전략이나 위원회 운영 등에서 비슷한 방향성을 보였는데 당국의 요청까지 고려하면 국내채권 비중 확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우정사업본부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고 자산운용 주체는 말그대로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부 기조에 부합하는 데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상당수 국민의 노후 자금이 들어가 있어 주목도가 높고 갈수록 독립성도 강해지는 흐름이라 당국에 꼭 보조를 맞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사학연금의 이같은 운용전략 변화에도 금융당국은 환헤지 비율을 당초 요청한 수준까지 높여달라는 입장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학연금이 계획대로 자산 비중을 조절해도 기재부가 요청한 환헤지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사학연금은 환헤지에도 비용이 드는 만큼 달러화 자산을 팔고 원화로 바꿔 국내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낫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달러-원 환율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면 기재부의 요청이 거듭될 수 있어 사학연금이 어떻게 대응할지 시장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제공]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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