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기재부와 환헤지 논의 어쩌나…'불만 커져'
  • 일시 : 2022-12-08 13:52:44
  • 연기금, 기재부와 환헤지 논의 어쩌나…'불만 커져'

    "환손실 책임은 누가 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에 환헤지 비율을 10%로 올리도록 요청한 가운데 연기금 업계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100원 넘게 급락하며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섣부른 환헤지로 손실이 커지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에 환헤지 비율을 10%로 상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외환 당국은 12개 공적 기관투자자에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이같이 높여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12개 공적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 연기금과 행정공제회 등 7대 공제회,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다.

    지난달 외환 당국이 환헤지 비율 상향을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연기금과 공제회는 이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 논의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국의 이런 요청은 외환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이고 비용 문제도 뒤따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응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학연금이 지난 10월 3천억원 규모로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을 매각해 원화로 바꾼 것은 당국의 요청에 앞서 선제 대응한 측면도 있다. 달러화 자산을 무조건 당국 요청에만 맞춰 환헤지하기보다는 고환율일 때 외화자산을 일부 매각해 환차익을 누리고 달러화 자산 비중도 낮추겠다는 게 사학연금의 판단이다.

    이같은 대응책은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마다 개별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기관마다 놓인 상황이 다른 만큼 해외자산을 얼마나 매각하고 어느 정도로 환헤지에 나서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각자 입장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당국이 일방적으로 외환 전략의 변경을 요구하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환 당국이야 '협조 요청'을 하고 나중에 자리를 옮기면 그만이지만 환헤지에 따른 비용과 환손실 위험은 고스란히 기관이 떠안아야 하는데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것이 불만의 큰 줄기다.

    연기금 관계자는 "솔직히 외환 당국의 협조 요청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환헤지 비율을 높여서 비용이 늘거나 환손실이 나도 당국은 책임을 안 지는데, 수익률이 낮아지면 연기금만 욕을 먹는 구조"라고 성토했다.

    그는 "환헤지를 해도 공짜로 하는 게 아니라 파생상품을 통해서 하는 건데 지금처럼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크다"며 "달러-원 환율마저 급변하는데 환헤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두고 업계의 고민이 깊다"고 우려했다.

    당초 외환 당국이 환헤지 협조를 처음 고려할 때만 해도 연기금 업계의 불만은 덜했다. 달러-원 환율이 10월 말 1,400원대 초중반까지 올랐을 땐 단기 급등한 만큼 일부 환헤지를 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환율에 투자자산 가격을 고정시키는 것이니 조정을 받더라도 이득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11월 이후 달러-원 환율이 한 달 새 고점 대비 150원이나 급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향후 침체 가능성을 따지면 해외자산 가격이 내려가고 환율도 다시 반등할 수 있어 섣불리 환헤지에 나서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금 환헤지한 만큼은 외화자산 가격이 더 내려가도 환차익으로 손실을 상쇄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150원이나 급락하면서 환헤지가 상당히 애매해졌다"며 "내년 경기 전망을 고려하면 지금 환헤지하는 외화자산에선 손실을 고스란히 맞을 가능성이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1,400원대 초중반 환율이었다면 겸사겸사 당국 요청에도 호응할 수 있었겠지만, 단기간에 불확실성이 너무 커져버렸다"며 "이런 상황에도 기재부가 기존대로 환헤지 정책을 추진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부당한 외압' 같은 정의론은 차치하더라도 환헤지로 외화자산 손실을 상쇄하지 못하면 당국이 책임을 질 것이냐"며 "당국은 기관들이 외화자산 매각 등으로 달러화를 확보해도 여전히 환헤지 목표치를 고수하는 것으로 아는데 시장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행정공제회 등 일부 공제회는 해외주식에 대해선 100% 환오픈 상태다. 해외채권 등 다른 외화자산은 기관마다 환헤지 비율에 일부 차이가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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