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던 자금시장 연말에 차분…한은 대응 호평
  • 일시 : 2022-12-15 09:49:09
  • 요동치던 자금시장 연말에 차분…한은 대응 호평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불안감이 팽배했던 연말 금융시장이 차분하게 지나갈 조짐이다.

    적극적인 단기 유동성 공급 등 한국은행을 포함한 금융당국의 시장 대응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다만 자금의 급격한 경색을 막는 시장조성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더라도 시장의 자정 기능을 저해하는 정도까지의 유동성 공급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를 촉발할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도 여전하다.

    ◇걱정했던 연말, 단기자금시장 안정화…한은 '적시 대응' 평가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CP 등 단기자금시장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일 CP 91일물 금리는 5.50%까지 떨어졌다. 지난 주말 5.54%까지 올랐던 데서 점진적이긴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 부족 우려로 달러보다 원화가 더 귀한 대접을 받던 외환(FX)스와프의 초단기 스와프포인트 이상 강세 현상도 누그러졌다.

    연말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한은 등 통화·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장 심리를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이 급속도로 불안해지자 금융 및 통화 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국책은행의 CP 매입 프로그램, 한국증권금융의 유동성 지원,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및 적격담보증권 확대 등의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특히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축소하는 정책 흐름과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파생담보 문제 등으로 은행권이 국고채 수요가 급증한 점 등을 파악하고는 적격담보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해 은행의 유동성 운용 물꼬를 텄다. 또 RP매입으로 연말 일시적으로 필요한 자금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심리를 안심시켰다. 일종의 '구두개입'이었다.

    한은의 적극적인 신호에 시장도 연말 자금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으면서 오히려 실제 RP매입 규모는 예고한 수준보다 적게 진행되는 중이다.

    심리를 안정시키면서 정작 비용은 크게 들이지 않는 '손 안대고 코 풀기'에 성공한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금시장의 불안이 불거질 때부터 한은이 적극적으로 시장 참가자들을 만나 필요한 점을 파악하고 금융당국과도 아이디어를 나눈 것으로 안다"면서 "RP매입 방침 공표 등의 대책이 적절하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례적으로 채권시장의 실무자들과 만나 오찬을 하며 시장의 애로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시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한은 실무진에 포진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도 시장조성자 역할 강조…추가 지원엔 '신중'

    한은 금통위원들도 RP매입 등의 조치로 시장 안정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유동성 투입이라기보다는 자금의 흐름을 돕는 '시장조성자' 역할이라고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지원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도 표했다.

    A금통위원은 지난 11월 회의에서 "담보대상증권 확대와 증권사 대상 RP매입 등의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역할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완화하고 시장 불안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금통위원도 "한은은 금리 위주의 통화정책 수행과 함께 시장참가자들이 극도로 위험기피적으로 되어 거래를 꺼리는 상황에서 필요시 시장조성자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은 "너무 잦은 개입은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와 유인체계에 영향을 미쳐서 시장원리 작동을 해치며 테일 리스크를 키워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서 "필요시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식을 주는 동시에 기계적 개입이 아닌, 상황에 따른 개입 원칙을 통해 시장원리의 훼손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위원은 "최근 금융불안 그간의 저금리와 부동산 호조를 배경으로 지나치게 늘어난 그림자금융의 조정과정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모럴해저드 문제가 확대되거나 (통화의)준재정 역할이 과다해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금융 등에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C금통위원은 "다소의 금융시장 불안을 감내하고 부동산시장 및 금융부문 조정을 겪어나가면서 이것이 시스템 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는 제한적 선택만이 지금의 국내외 경제·금융상황에서 우리에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TV 제공]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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