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10대 뉴스-②] 英 시장 혼란에 세계가 '깜짝'
  • 일시 : 2022-12-16 08:35:15
  • [국제경제 10대 뉴스-②] 英 시장 혼란에 세계가 '깜짝'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영국 금융시장의 대혼란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속에 중앙 정부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는 경우가 나타나거나 국채 등 일부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 밖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에 코인 시장이 크게 주저앉았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 영국 금융시장 대혼란에 세계가 '깜짝'

    영국 정부가 지난 9월 대규모 감세안을 공개하며 통화와 채권, 주식 가격이 급락했다.

    파운드화는 지난 9월 23일 한때 1.1029달러까지 하락해 지난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영국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2008년과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 발표 하루 전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9월 기준금리를 50bp 올려 2회 연속 50bp 인상에 나섰다. 이로 인해 영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감세안으로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는 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를 촉발했다.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는 통화 긴축을 펼치지만, 선출직 공무원들은 생활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를 위해 지출을 늘리고 감세에 나서는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이후 BOE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섰다. 채권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며 연기금이 갖고 있던 금리 파생상품에 문제가 생길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안 발표 열흘 만에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영국과 같이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 엇박자가 시장의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 FTX 파산에 따른 코인시장의 혼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

    회사는 11월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FTX 그룹이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절차를 개시했다며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와 130개 다른 계열사도 같은 절차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FTX는 이와 함께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의 사임도 발표했다. 회사는 앞으로 존 레이 3세가 FTX그룹의 CEO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FTX 붕괴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11월 10일 기준 고점 대비 77%나 폭락하면서 역사상 5번째의 시장 붕괴가 발생했다.

    위험 자산에 투자한 계열사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다 파산보호 신청에 나선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의 리먼 브러더스급 이벤트라는 분석도 나왔다.

    블록체인 기업 우미(Umee)의 브렌트 쉬 창립자는 "FTX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리먼 브러더스와 매우 유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칸대학의 힐러리 앨런 금융 규제 담당 교수도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2008년에 레버리지와 상호연결성으로 취약해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생태계가 레버리지와 상호연결성으로 취약해졌다"라고 진단했다.



    ◇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중국 당국이 12월 들어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알리는 10가지 방역 완화 조치를 깜짝 발표했다.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한 축인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사실상 폐지했고,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자는 시설 격리 대신 재택치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이 방역을 완화한 것은 '백지 시위'에 놀란데다 '제로 코로나'로 경제가 더는 망가지게 놔둘 수는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약 5.5%로 제시했으나 두 달간의 상하이 봉쇄 등으로 상반기에 이미 달성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재개방에 금융시장이 단기적인 기대를 반영했지만, 예상과는 다를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재개방으로 항공사나 호텔, 식당에 대한 수요는 늘겠지만, 중국이 조심스럽게 경제를 재개하는 만큼 수요 회복이 빠르진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 당국이 다시 봉쇄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가격 상승 압력은 완화할 것으로 평가됐다.



    ◇ 크레디트스위스가 위기에 빠진 이유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위기설에 휩싸였다.

    지난 10월 5일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레딧의 토론방에서는 CS가 파산 직전이라는 루머가 쏟아졌다. CS 경영진이 자사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를 해소하자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가 알려지면서 오히려 시장의 우려가 커진 셈이다.

    지난해 아케고스와 그린실 사태 이후 이렇다 할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과 영국 정부가 추진한 감세 정책에 따른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공포감이 극대화됐다.

    CS의 재무 건전성이 이슈로 부각되자 전염 리스크(contagion risk)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제2의 리먼 사태'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나아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무디스는 CS가 올해 3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후 CS가 유상 증자를 통해 4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자본을 조달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CS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사업재건 전략을 발표했다. CS는 증권화상품그룹 사업의 상당 부분을 미국 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이끄는 투자자 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은행은 유상 증자를 통해 총 40억 스위스프랑의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매물로 내놓은 회사 주식의 98.2%를 매각해 총 22억4천만 스위스프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냉탕과 온탕 오간 美中 관계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과 미국은 군사 교류와 대화가 중단됐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 기업 반도체에 미 연방정부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 국방부가 중국군과 거래하는 기업으로 판단한 SMIC(中芯國際·중신궈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를 사용한 업체들과 미 연방정부가 거래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제품 구매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NDAA 889조의 대상을 반도체 업계로 확장한 것이다.

    다만, 이 개정안에 대해 미 상공회의소 등 업계 단체와 관련 기업들이 반발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거쳐 집권 3기를 시작했고, 11월 들어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화해 기류가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14일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핵심 글로벌 이슈를 두고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의견 차이도 분명했지만, 일부 사안에서는 얼굴을 마주한 채 "신냉전은 없다"며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서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외교팀 간 전략적 소통 유지 및 정기적 대화, 재정팀 간 거시경제 정책·경제 및 무역 등과 관련한 대화 지속에 동의했다.

    또 보건과 농업, 식량 안보 등과 관련한 대화와 협력,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성공을 위한 공동 노력 등에도 뜻을 같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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