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대희 한은 시장운영팀장 "과도한 자금경색 벗어나"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금융안정 저해요인에 적극 대응
유동성 지원은 미시대책…거시정책기조와 어긋나지 않도록
[https://youtu.be/32xlk53Xoo0]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단기금융시장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공대희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운영팀장은 "경색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시장운영팀이 있는 한 괜찮다"고 강조했다.
공 팀장은 지난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금시장이 과도한 경색국면은 조금 벗어난 듯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CP 시장 등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게 유지되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도 시장운영계획을 묻는 말에는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지원이 거시적인 정책기조와 어긋나지 않도록 미시적인 목표를 두고 한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공대희 팀장과의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짧게 한다면.
▲한국은행에 2002년에 입행해 20년 정도 근무를 했다. 지금은 통화정책국인 정책기획국에서 일했다가 금융통화위원회실에서 금통위 회의 관련 업무를 했다. 과장 승진 이후로는 대부분 금융시장국에서 근무했다.
--한국은행에 입행한 동기는.
▲공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느낌이 있었다. 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 대부분은 중앙은행 업무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다. 중앙은행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다.
--현재 팀장을 맡은 시장운영팀이란.
▲시장운영팀은 공개시장운영을 담당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최종적인 정책 목표를 갖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쓰는 여러 정책 수단 중 시장친화적인 특성을 보여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수단이 공개시장운영이다. 시장운영팀 팀원은 10명이다.
--공개시장운영을 더 설명해준다면.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자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적정 금리 수준에서 단기시장금리가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게 공개시장운영이다. 한국은행이 시중 민간 금융기관과 증권을 매매하면 통화량이 조절되고 단기시장금리가 영향을 받는다.
--2020년 3월 패닉장 때 어떻게 움직였나.
▲2020년 2월에 시장운영팀으로 발령받았다. 한 달 정도 지나니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시장 불안이 급격히 증가했었는데,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현상이었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이 시장의 투자심리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시장 자체가 굉장히 불안정해지고 금리나 주가의 변동성이 굉장히 심해지는 상황이었다. 3월 중순에 들어서 가장 민감하게 자금 경색이 일어났던 증권사 같은 비금융기관을 대상으로 RP 매입을 했다. 유동성을 3조5천억원 공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부와도 호흡을 맞추지 않았나.
▲정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내놓았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의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을 적절히 해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금융기관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전액 공급방식의 RP 매입을 사상 최초로 실시하기도 했다. 넉 달 정도 실시했는데, 그때 공급됐던 유동성이 총 19조4천300억원이었다.
또 당시 정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렸다. 추경 편성이 많아지면서 국채 발행이 급격히 늘었는데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폭등하는 모습이 있어서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고채 매입을 시행하기도 했다. 1년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고 판단한다.
--최근 금융 불안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융 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굉장히 커졌다. 특정 부분의 자금흐름이 막혔을 때 흐름을 개선하는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공개시장운영에 대한 역할이 굉장히 부각됐다.
금융불안 때 실시하는 공개시장운영은 평상시하고는 조금 다르다. 평상시에는 기준금리 수준에서 콜금리 같은 단기시장금리가 적정 수준에서 움직이도록 유동성 관리를 한다. 소극적인 운영이다.
금융 불안 시기에는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전환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신용 경계감이 굉장히 높아졌다. 단기시장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들이 어느 순간에 다른 시장으로 파급되려는 조짐을 보였다. 이를 막기 위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러한 조치를 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나.
▲최근에 했던 조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납입 받는 대상 담보증권을 확대했다.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면 담보증권을 납입해야 한다. 국채나 특수은행채 같은 고유동성 자산에만 자격을 부여했는데, 이제 은행채나 공공기관 발행 채권 등으로 확대를 했다. 추정하기로는 담보증권을 확대해 은행들의 국채 같은 고유동성 자산 활용도를 29조원 정도 제고시킨 것 같다.
결제이행 담보증권 비율을 올리는 것을 지연시켰다. 이 조치로 7조5천억원 정도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한다. 이외에도 중소형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금경색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RP 매매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세 차례 실시했는데 11월 21일에 2조5천억원, 12월 5일에 2조6천억원, 오늘 1조5천억원어치 RP 매입을 시행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관련된 조치도 있지 않나.
▲은행을 비롯한 증권사와 보험사가 자금을 모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6조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5조원을 더 추가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연말에 자금을 추가로 늘리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50%인 2조5천억원의 한도 내에 채안펀드에 출자하는 금융기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기금융시장에 있어서 어떤 경색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시장운영팀이 있는 한 괜찮다.
--연말 시장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나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시장이 과도한 경색 국면은 조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CP시장 등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굉장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아직 안심하기는 조금 이른 상황으로 보인다.
연말에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 ABCP 같은 CP, 그리고 단기 사채의 만기가 연말에 대규모로 도래한다. 신용 경계감이 올라온 상태에서 무난하게 차환이 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
CP 시장에서 불안이 여타 금융시장까지 확산하는 걸 원하지 않기에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관계기관하고 적절하게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내년도 경제는 어떨까? 시장운영 계획은.
▲내년 들어서면 가팔랐던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미 높아진 금리 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부동산 같은 실물 부문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듯하다. 결국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운영팀에서는 내년에도 적정한 유동성 조절을 통해 콜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또 단기금융시장에서 유동성 경색 심화 같은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도덕적 해이 등 유동성 공급으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도 있지 않나.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기본적인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겠다. 우선 거시적 통화정책 기조와 상충하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은 미시적인 타깃을 가지고 한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둘째로 시장금리보다 가급적 높은 수준으로 유동성이 지원돼야 한다. 일종의 페널티다. 셋째로 유동성 지원 시 적정 담보를 확보해 한국은행이 신용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세 가지 원칙이란 테두리 내에서 공개시장운영을 적절하게 실시하겠다.
--마지막으로 시장에 하고 싶은 말은.
▲예전에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저축은행 사태 등 여러 가지 사태가 있었는데, 이번 것도 비슷한 것일 수 있다. 결국 두려움과 욕심이 만들어낸 것 아닌가. 팬데믹이라는 보기 드문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다.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여기에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욕심을 내 레버리지가 과대하게 확대됐다. 이러한 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어느 경제주체가 잘했다거나 잘못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두려움과 욕심이 결부된 결과이기에 모두가 조금씩 고통을 인내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더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송뉴스부)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경제언박싱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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