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RP보다 안전한 곳으로…환율하락에도 외화예금 폭증
높은 시장 불확실성에 달러가 은행으로 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높은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은행 수신 금리가 상승하자 환율 하락기에도 외화예금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은 1천73억9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달 100원 넘게 폭락하며 하락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외화 예금 규모가 늘었다. 투자 수요가 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화예금 석 달 연속 상승세…환율 꺾여도 '사상 최대'
거주자 외화예금은 9월부터 내리 증가해왔다.
수출 기업들이 환율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 매도를 늦추는 '래깅(Lagging)'에 나선 영향이다.
수입 업체도 환율 추가 상승 우려에 결제 자금 선 마련에 나선 점도 거주자 외화 예금을 증가시켰다.
이에 지난 10월에는 거주자외화예금이 약 5년 만에 최대치인 81억5천만 달러 급증하기도 했다. 당시 전자와 자동차, 에너지 등 주요 기업 전반에 걸쳐 거주자 외화 예금이 골고루 증가했다.
11월 들어서는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꺾였다.
월초 1,428.50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달러-원은 11월 말일 1,318.80원에 마감했다. 수출업체가 달러 매도를 늦추면 오히려 환차손을 보게 됐다.
다만 환율 폭락에도 거주자외화예금은 오히려 급격히 늘었다.
지난달 말 거주자외화예금은 1천73억9천만 달러로 전월 대비 97억 달러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금 증가 규모도 사상 최대치였다.

◇시장 불확실성 증대…증권사 RP보다 은행 예금
지난달 거주자 외화 예금 급증은 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은행 예금 금리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외화 예금 금리가 상승하자 기업이 달러를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해둔다는 의미다.
올해 은행권의 외화 예금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큰 폭 상승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외화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 평균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3.15% 수준으로 파악됐다. 6월 말 연 1.04%에서 세 배 넘게 뛰었다.
다만 증권사 수시 입출금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 주요 증권사 5곳의 수시 입출금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는 연 3.35%로 조사됐다. 은행권의 MMDA 금리와 비교하면 0.2%포인트(p) 높다.
증권사 RP는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원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런데도 증권사 자금 신탁 수요가 은행 예금으로 이동한 것은 지난달 자금 경색 우려로 증권사 흑자 도산설까지 나오는 등 증권업계 위기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 관계자는 "기업이 통상 달러의 여유가 있을 때는 증권사 금전 신탁을 비롯한 투자로 자금을 운용했지만, 최근에는 은행에 예치해두고 있다"면서 "최근 높은 시장 불확실성이 예금 수요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slee2@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