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효과 착시] A급 회사채 안 사는 진짜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노현우 기자 = 채권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에도 정작 돈이 필요한 기업들은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무자들은 수익자들의 가이던스(방침) 등을 매수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는데, 당분간 신용등급 간 온도 차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 매니저가 A급 회사채 안 사는 이유
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작년 3분기경 일부 대형 수익자는 펀드에 되도록 회사채 편입을 지양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수익자 가이던스가 엄격해졌다는 평가다.
수익을 보전해야 하는 실무자 입장에선 응당한 조치지만, 이러한 영향 등에 위험회피 분위기는 더욱 강화했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수익자가 먼저 가이던스를 바꿔주지 않는 한 먼저 공격적으로 사기는 어렵다"며 "가이던스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가이던스도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가령 작년 11월엔 'AA' 등급 회사채만 담아도 수익자의 요구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면, 금리가 내린 현 상황에서는 이보다 낮은 등급 회사채 투자를 모색할 것이란 이야기다.
A 크레디트 전문가는 "AA급 회사채 스프레드 빠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AA급을 입찰 금리로 받으면 먹을 것도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 은행·증권 딜러들이 안 사는 이유
은행이나 증권사 딜러들은 A등급 회사채 매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손이 나가지 않는 것은 비슷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흔들리면 (보유 종목 관련) 보고서 작성 등 업무가 가중된다"며 "크레디트 딜러들도 그래서 웬만해선 안 사려 한다"고 말했다.
개인 차원에서 보면 수익에 따른 보상보다 손실에 따른 업무 부담 등이 더 크게 다가오는 셈이다.
최근 회사채 강세에도 A급을 찾는 수요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사의 한 브로커는 "회사채 AA등급, 은행 지주 계열 캐피탈, 단기물까진 사려고 난리인데, A등급을 찾는 수요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 A급 외면…경기침체·부동산 위험 등 고려한 판단
A등급 크레디트까지 온기가 확산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매크로(거시 경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고려하면 크레디트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시장에 녹아들었단 이야기다.
A 크레디트 전문가는 "경기 침체를 앞두고 있고, 부동산 관련 위험도 상존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며 "A급 회사들이 지레 겁먹고 발행에 나서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AA등급 위주로 크레디트스프레드 축소 폭이 크게 나타날 것이다"며 "향후 우량·비우량 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는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당국의 정책 목적을 생각하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리를 올리면서도 정책 자금을 푼 것은 제일 약한 고리에 대한 우려 때문일텐데, 정작 돈이 가야 할 곳에는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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