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흔들 대외 변수는…연준 피벗부터 BOJ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작년 1,450원 선을 위협하던 달러-원 환율이 올해 1,270원 선으로 큰 폭 하락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물가 상승세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장은 하반기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기대하는 등 연준과 시장의 전망이 불일치하는 상황이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피벗 기대가 꺾이면 달러가 재차 반등할 수 있다.
반면 물가가 꺾이고 경기가 둔화할 경우 달러가 약세 추세로 접어들며 달러-원도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리오프닝과 일본은행(BOJ)의 완화정책 수정 기대는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전히 포인트는 미국 물가…피벗 두고 동상이몽
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물가를 환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연준은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대로 낮추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을 고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률은 7%대에 달한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올해 내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다수의 FOMC 위원은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는다면 연준의 고금리가 지속되며 달러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2023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달러-원 평균 환율로 1,360원을 제시하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될 경우 달러-원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신규 고용자 수가 적어지고 성장이 둔화하면 통화 정책을 변경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러한 기대로 연준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했음에도 글로벌 달러 가치는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시 달러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대석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과장·정혜리 조사역은 지난달 말 '2023년 글로벌 경제 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시장의 관심이 경기 침체 가능성과 심각성 등에 집중되면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돼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 리오프닝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은 그간 고수해왔던 '제로(0) 코로나' 정책을 버리고 경제를 개방하고 있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 4일 경제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적절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인민은행(PBOC)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등 부양 기조를 강조하는 중이다.
중국 경제 회복 기대로 위안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인 6.8위안대까지 내렸다.
원화도 위안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작년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조시켰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환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럽에서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해 가스 수요가 줄어들며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가 통하지 않는 탓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보다 떨어졌다.
유럽 에너지 우려가 해소되며 유로-달러 환율은 1.05달러 선에서 지지가 되고 있다.
다만 확전될 경우 이는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11월 중순 러시아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을 당시 달러 가치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BOJ 초완화정책 포기하면 달러-원도 아래쪽
BOJ 통화정책도 주목해야 한다.
BOJ는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 변동 폭 상한을 0.25%에서 0.50%로 확대하며 정책을 수정했다.
이에 BOJ가 초완화 정책을 탈피할 것이란 전망이 부상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BOJ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00년대 이후 대부분 0%대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와 가전 등 광범위한 품목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작년 11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4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BOJ는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더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물가 전망치가 상향된다면 BOJ가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BOJ도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한다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도 추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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