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시선은 1,200원으로] 수급도 아래로…추격 네고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약 7개월 만에 1,25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대내외 수급 여건도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도 숏포지션 구축에 열중하는 중이다.
사상 최대 규모 외화예금에서 알 수 있듯 국내 기업들의 달러 매도 여력도 충분한 만큼 추격 네고 물량도 가세한다면 달러-원의 하락이 가팔라질 수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다만 지난해 달러-원 폭등을 경험한 기업들이 아직 급하게 보유 달러를 내던지는 추격 매도 행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자금유입·역외 숏플레이…통화선물 매도도 집중
1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일 1,24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달러-원이 1,25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초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 물가 기대 및 임금상승률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 기대가 강화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참가자들이 적극적인 숏포지션 구축에 나선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연초 몰아치면서 이에따른 달러 매도 실수급도 적지 않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전 거래일 순매수에 나서며 전일까지 2조 원 가까운 주식을 쓸어 담았다.
통화선물시장을 통한 달러 매도 포지션 구축도 활발하다. 외국인들은 국내 통화선물시장에서 연초 이후 10만 계약 이상을 순매도 중이다. 1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전일에는 하루에만 5만 계약, 5억 달러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공격적으로 숏포지션을 쌓았다.
해외발 달러 매도가 집중되는 만큼 역내에서는 결제 수요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A은행의 딜러는 "전일 역내에서는 결제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달러를 사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주식 자금의 유입에 숏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외화예금…추격 매도 촉발될까
결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역내 수급도 달러 매도 우위로 역전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무역수지 등 대외수지가 악화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달러 보유 여력은 여전한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거주자의 외화예금은 약 1천7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이 대규모 달러 예금을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동안 선물환 매도 통로가 막혀있던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환헤지를 재개했다. 달러-원 하락으로 다른 조선업체들의 신용한도 문제도 완화했다.
달러-원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뚜렷해지면, 추격 네고 물량이 본격화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아직 이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보수적인 환 운용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B은행의 딜러는 "수출업체들은 아직은 조용한 상황이다"면서 "연초고 연준의 피벗 여부 등이 여전히 불확실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은행의 딜러도 "국내 기업의 달러 유동성은 충분하지만, 지난해부터 변동성이 워낙 커진 상황인 만큼 급하게 달러를 던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달러-원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하지만,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원이 연초 하락했다 재차 반등하는 기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신용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인데, 이런 시점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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