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연준과 월가, 치킨게임에 갇혔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밝히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언급과는 정확히 반대의 상황을 확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상당수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고 물가 압력이 빠르게 감소해 연말에는 연준이 지난 2019년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분을 일부 되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마지막 금리 인상 후 7개월 만에 연준은 금리를 인하했다.
연준은 그러나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놓고 연준과 시장이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으면서 치킨게임에 갇혀 있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치킨게임은 어떤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상태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말한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6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다. 지난주 발표된 비농업부문 고용에서도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둔화해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낮았다.

◇ 시장 희망 회로 풀가동…연준은 더 비관적
인플레이션이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하반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오는 3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씩 두 번 올려 4.9%(4.75~5.0%)로 올릴 가능성을 90%로 평가했다. 오는 12월 이내 최소 한 번 이상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0%로 봤다.
연준은 그러나 지난달 회의에서 이번 봄 금리가 5.1%로 높아질 것으로 봤고,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없었다.
이는 시장에서 빠르게 물가가 둔화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과 달리 연준 위원들이 덜 낙관적이기도 하고, 연준이 심각한 침체 가능성에 대해 덜 비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의 가장 큰 문제는 파국이 올 가능성, 즉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의 예측이 틀렸을 때 이들이 막대한 손해를 질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S&P 500지수는 작년 10월 저점 이후 11% 올랐다.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로 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역시 하락해 이날 10년물 미국채 금리를 3.446%를 나타내 작년 10월 고점 4.32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JP모건체이스와 UBS, 도이체방크 등은 올해 미국 증시가 오를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특히 연준이 투자자들이 기대보다 더 매파적이었을 때 경기 둔화 역시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CME 페드워치]](https://newsimage.einfomax.co.kr/AKR20230113036400016_01_i.jpg)
◇ 시장과 연준의 '불통' 이유는
연준과 월가 대부분이 이처럼 불통인 이유는 무엇일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크 카바나 금리전략 헤드는 "매우 단순하다. 시장은 인플레에 대해 매우 다르게 전망하고 있다. 연준보다 인플레가 훨씬 빨리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준의 경제 및 금리 분기전망과 금리 선물 시장을 통해 보는 투자자들의 전망 사이에 중대한 기술적 차이도 있다.
연준의 전망은 개별 연준 위원들이 기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 하에서 예상하는 금리를 나타낸다. 이런 전망의 문제는 연준이 하나의 일반적인 경기 여건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만 나온다는 것이다. 반면에 시장 참가자들은 확률에 기반해 금리 선물 시장에 베팅하면서 다양한 경제 시나리오를 반영한다는 차이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연준 전망의 이런 한계를 강조한 바 있다.
작년만 봐도 물가와 금리는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올랐다.
뉴버거 버먼의 조 아마토는 "1년 전 연준과 시장이 어떤 예측을 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시장이 반등한 모습은 금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식시장이 잘못된 정밀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의 샘 린톤-브라운은 다수 투자자가 연준이 말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는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가 그렇게 신뢰할만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가이던스가 지표 의존적이며 지표는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표가 어떤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면서 특히 물가 연준의 2% 목표치로 빨리 떨어지느냐의 여부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대중들에게 지나치게 낙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것 역시 월가의 기대와 연준 발언 사이의 차이를 설명해준다.
연준은 차입 비용을 올리거나 주가 및 다른 자산의 가격을 떨어트려 금융 여건의 긴축을 통해 수요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겠다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다. 시장이 랠리를 보이면 연준의 임무 달성은 지연될 뿐이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잼 맥인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더는 문제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순간 시장은 바로 급하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런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높게 올리느냐가 아니라 올해 경제가 얼마나 잘 버티는지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가까스로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때는 주가가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침체에 빠지면 실적 증가율도 둔화해 S&P 500지수가 2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른 결과를 예상한다고 저널은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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