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스위스프랑채로 이종통화 포문…글로벌 호조
1억 규모, 기업물 최초…금리 경쟁력 촉각, CRS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현대캐피탈이 스위스프랑 채권으로 올해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이종통화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 최근 원화채는 물론 달러채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스위스 등 각국 역내 시장 또한 유동성 강세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원화는 물론 달러화와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엔화 등 다양한 현지 채권 시장을 활용해 조달을 이어왔다. 올해도 달러화·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함께 모니터링하면서 분위기를 점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위스도 KP '사자' 행렬…현대캐피탈 물꼬
16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1억 스위스프랑(약 1천332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스위스 채권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풍부한 수요를 확인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단일물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사론(SARON, Swiss Average Rate OverNight) 미드 스와프(mid-swap)에 150bp를 더한 수준이다.
당초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150~160bp 수준을 공표했으나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밴드 하단으로 끌어 내렸다.
올해 한국물 시장에 공모 이종통화 채권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말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는 흐름이 보이자 해당 시장을 주시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북빌딩 전인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Indication of Interest)부터 현대캐피탈 채권을 사기 위한 역내 기관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후문이다.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거셌지만, 현대캐피탈은 원화 스와프 조건 등을 고려해 발행 규모를 1억 달러로 확정했다.
각국 채권 시장은 연초부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 시장 또한 연초 유동성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시장 불안 등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대기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스위스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기업물이었다는 점에서 기관들의 관심이 더욱 높았다. 올 초 스위스 현지 및 역외 금융기관이 투자자 모집에 나서긴 했으나 민간기업은 아직 없었다.
이번 채권은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사회적 책임투자(SRI) 기관을 동시에 겨냥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열풍과 함께 스위스 기관 역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 세계 채권 투자 활황…통화별 금리 경쟁력 촉각
이번 조달로 현대캐피탈은 달러화 조달 대비 상당한 금리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한 글로벌 인지도와 스위스 역내 시장에서의 꾸준한 채권 발행 등으로 현지 시장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를 형성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다만 최근 원화채 시장 역시 유례없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달 북빌딩(수요예측)을 목표로 준비했던 달러화 채권의 경우 연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초 효과에 금리 고점 인식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최근 민평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낮은 금리로 조달을 이어간 여파다.
스프레드 축소세는 원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 달러채 시장을 찾은 국내 발행사 역시 10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모으는 등 탄탄한 수요에 힘입어 금리 절감에 성공했다. 하지만 원화채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더욱 빠른 터라 현대캐피탈의 조달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외화를 원화로 스와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통화스와프(CRS)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CRS 금리가 치솟으면서 원화 스와프 비용 또한 늘어난 터라 달러채보다는 이번 스위스프랑 채권과 더불어 원화채 조달 등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Baa1',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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