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기조 끝났나] 연준보다 먼저 긴축 종료…문제 없을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일찍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연준과의 금리 역전 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국내 여건을 우선으로 한 통화정책 여건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도한 금리차 역전의 위험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연준보다 먼저 마친다…선제 인하 가능성도↑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금리 인상을 끝으로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평가가 급속도로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020년 코로나19위기로 사상 최저치인 0.5%로 낮춰졌던 데서 2021년 8월 0.75%로 올리며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다. 지난주 3.5%로 약 1년 반 동안 3%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문장을 삭제하면서 향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를 보냈다.
한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이대로 종료한다면 적어도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연준보다 일찍 긴축을 멈추는 것이다.
이 총재는 특히 연준보다 빨리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논의하기 시기상조"라는 입장만 밝혔다. 그는 또 물가 및 경기가 현재 전망하는 경로에서 벗어나 물가가 더 높거나, 성장이 더 나쁘면 금리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연준보다 빨리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수 없다고 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연준과 관계없이 국내 요인을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도 했다.
이는 시장의 '피벗' 기대에도 대부분의 연준 주요 인사들이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견해를 강경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뉘앙스다.
◇한·미 금리차 1.75%도 가능…정말 괜찮나
지난주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포인트다. 우리가 3.5%, 연준이 4.25~4.5%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당장 2월1일 연준은 최소 25bp, 많으면 50bp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밝힌 올해 말 금리 수준 5.0~5.25%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금리 역전폭이 1.75%포인트까지 넓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전까지 한·미 간 금리 역전 최대폭은 1.5%포인트(2000년 5∼10월)이다. 이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이 올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단순한 금리 역전 폭은 환율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금리 역전에도 달러-원 환율이 최근 큰 폭 하락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큰 폭의 금리 역전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단적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지난 2019년 1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인 27억 달러 유출됐다. 연초에도 좁은 차익거래 유인 등으로 인해 자금의 유출 흐름은 이어지는 중이다. 규모 자체가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크진 않지만, 안심하기도 어려운 양상이다.
지난해 말 한국경제학회가 한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금리차 수준으로 0.75%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들은 또 단기간(6개월 이내) 금리 역전은 문제가 없지만, 장기(1년 이상) 역전 상태가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봤다.
양희승 연세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경우 경제 규모가 작은 만큼 자금이 빠져나갈 여지가 커서 금리차를 크게 가져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국내 경기가 좋다면 어느 정도 차이를 둬도 괜찮다는 생각이지만, 지금은 미국보다 경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준은 올해 금리를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한은도 적어도 현상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역전이라고 전망되지 않은 경우는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이 진행 중임에도 국내 경기상황 또는 금융시장 여건 탓에 금리 인상이 어렵다고 평가되는 경우는 그 자체가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 총재가 금리차 역전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바로 그런 인식을 가질 때 위험이 찾아온다"면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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