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外人 채권현물 5조원 순유출…중앙銀·국제기구도 이탈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올해 이례적인 외국인의 채권 자금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현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들어 전일까지 5조원 이상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을 줄였다. 현재 추세면 2010년 12월 이후 최대 월간 순유출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재정거래 목적의 민간투자자는 물론 장기 투자자로 인식되는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의 자금도 대거 유출되는 중이다.
◇벌써 5조원…12년만에 최대 월간 순유출 추세
26일 연합인포맥스의 금감원 외국인 채권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채권 잔액은 223조원 가량이다. 지난해 말 약 228조원에 비해 5조원 이상 급감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만기 자금의 재투자 중단은 물론 2조7천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주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 중심으로 매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외국인 채권 자금의 순유출은 지난 2010년 12월 약 6조원 순유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채권 자금의 유출은 여러 측면에서 독특하다. 특히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대대적인 순매수에 나서면서 시장 금리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점과 극명히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국채선물 투자자들이 주로 단기적으로 금리의 방향성을 보고 베팅하는 성격이지만 현물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등 장기투자자 위주인 탓에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국내 증시로 연초 외국인 투자가 대거 유입되는 것과도 대비되는 흐름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유출 흐름이 나타났었다.
◇중앙은행·국제기구의 이탈…금리 역전 영향인가
재정차익거래 유인 축소에 따른 민간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은 물론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에서도 유출이 가세하면서 순유출 규모가 커졌다.
특히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은 시장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움직임이 적은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 주체들이다.
국제기구의 경우 소규모 외환보유액 보유국의 자금을 위탁받아 투자하는 만큼 이들 국가의 보유액 감소에 따른 자금 인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올랐다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달러 가치도 지난해 후반부터 급락한 점 등으로 중앙은행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금리차 역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전일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46%로 우리나라 10년물 금리 3.24%는 물론 3년물 금리 3.28%보다도 높다. 최근 스와프포인트나 스와프레이트를 고려한 차익거래 유인도 다수 구간에서 마이너스(-) 수준이다.
금리 레벨이나 차익거래 유인 양쪽 모두에서 원화채에 투자할 유인이 별로 많지 않은 셈이다.
원화 절상 기대가 크다면 채권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지만, 달러-원 환율도 지난해 고점 1,440원 대비 이미 200원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채권 및 외환시장 당국자들은 다만 연초 채권 자금 유출이 금리 역전 때문인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앙은행 등 최근 이탈한 자금은 과거 금리차 등에 민감한 투자 행태를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금리 역전 탓에 최근 자금 유출이 나타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 다른 관계자도 "통상 중앙은행 등은 1월에 투자가 주춤했다 2월부터 본격화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과거 금리 역전 시기에도 채권 자금의 이탈은 탐지되지 않았던 바 있다. 다만 한·미 금리가 과거에는 천천히 역전 폭을 확대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 1.5%포인트 이상으로 금리차가 대폭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 과거와는 다른 여건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주체가 나가고 있어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작지 않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현물 자금 유출에도 선물 쪽 자금 유입으로 시장금리도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도 안정적이지만, 최근 시장 환경이 이례적으로 급변하고 있어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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