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YCC 사수하려는 BOJ…시장은 지속성에 의문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올해 상반기 내에 추가로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태도를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새 총재 선임을 공식화하면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오는 3월 9~10일, 4월 27~28일 금융정책결정 회의를 개최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는 4월 8일 만료되며, 기시다 총리는 내달 구로다 총재의 후임자를 국회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새 총재 선임을 전후로 일본은행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완화 유지한 채 미세조정에만 나선 BOJ
일본은행은 이달 회의에서 장단기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12월 깜짝 정책 수정 이후 추가 변경이 있을 것으로 본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결정이었다.
이후 중앙은행은 회의 요약본을 통해 "YCC를 포함한 통화 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수정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동결 이유를 밝혔다.
일본은행은 YCC를 사수하기 위해 오히려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 확충'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최장 2년에 머물렀던 자금공급 기간을 대폭 늘려 금융기관에 장기 저리 자금을 대출해 민간의 국채 매입을 유도, 채권금리를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이다.
작년 12월 10년물 금리 변동 허용폭을 0.25%에서 0.50%로 확대한 이후 0.60% 부근으로 급등했던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3일 0.40%를 밑돌았으나 최근 며칠간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일본은행은 23일에 이어 31일에도 금융기관에 5년간 자금을 공급하는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일본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에 따른 시장 기능 저하라는 부작용만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본은행은 작년 12월 정책 수정도, 이번 자금공급 방안도 완화 정책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스탠스를 나타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https://newsimage.einfomax.co.kr/AKR20230130012400016_01_i.jpg)
◇ 한계에 몰린 완화정책…물가 급등에 명분도 퇴색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미세조정만으로 현행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중앙은행의 비정상적인 국채 매입에 일부 일본 국채에 대한 일본은행의 보유 비중은 이미 100%를 초과했다.
일본은행의 매입에 시장 유동성이 고갈되자 결국 일부 국채가 세계국채지수에서 제외되는 상황마저 벌어졌다. 영국 지수산출회사인 FTSE러셀은 2월부터 FTSE 세계국채인덱스(WGBI)에서 일본 10년물 국채 3종목을 제외하고 신규물 편입도 보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작년 12월에도 1종목이 제외됐다.
시장 왜곡뿐만 아니라 일본의 물가 자체도 상당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완화 정책을 유지할 명분이 떨어지고 있다.
27일 발표된 1월 도쿄지역 근원(신선식품 제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3%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인 4.2% 상승을 웃도는 수준으로, 지수는 17개월 연속 올라 1982년 4월 이후 41년여 만에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도쿄 지역 근원 CPI는 일본의 전국적인 물가 추이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앞서 발표된 12월 일본 전국 근원 CPI 상승률은 4.0% 올랐다.
물가가 목표치를 계속 웃돌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이달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할 것이라며 2023회계연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6%로 유지했다.
◇ "총재 교체되는 4월 YCC 철폐될 것"
물가에 대한 시장과 중앙은행의 시각차는 금융정책 전망에 대한 시각차로도 이어지고 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물가 상승이 음식과 연료 분야를 넘어서고 있다"며 "기업들은 더이상 가격 인상에 조심스럽지 않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가을까지도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비즈니스는 일본은행을 제외한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는 4월께 YCC가 철폐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노골적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IMF는 일 년에 한번 실시하는 일본 경제 심사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이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시하는 금융완화는 전체적으로 적절하다"면서도 "물가는 상승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금은 0.50% 이하로 억제하고 있는 장기금리에 유연성을 높여 시장 왜곡을 해소하고,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MF는 장기금리 변동폭을 더 확대하거나 금리조작 대상을 짧은 만기의 국채로 바꾸는 방안과 금리 수준이 아닌 국채 매입량을 목표로 하는 정책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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