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긴축이냐 완화냐…유럽의 3월이 주목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통화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 등을 들며 ECB의 매파 정책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ECB가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3월 회의에서의 인상 폭과 그 이후 ECB의 행보에 대해서는 ECB와 시장의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상 계속" 매파 발언 쏟아내는 ECB 위원들
30일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ECB 위원들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긴축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보이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발언을 거듭했고, 다른 위원들도 오는 2월과 3월 통화정책회의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ECB의 올해 통화정책회의는 2월 2일과 3월 16일, 5월 4일 등에 열린다.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 보슈찬 바슬은 지난 25일 ECB가 향후 두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같은 날 요아킨 나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도 한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위험이 남아있다"며 3월 회의 이후에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해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로존 경제가 몇 달 전 예상보다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가브리엘 마클루프 ECB 정책위원도 3월 회의 이후에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금리 결정은 데이터 의존적이어야 하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 뒤 2월과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월 이후 ECB 피벗 기대 키우는 시장…"더 많은 경제지표 기다려야"
ECB가 2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데는 시장과 ECB 측 모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3월 회의에서부터는 양측간 이견이 갈리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신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ECB가 3월 회의에서부터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란 비둘기파 측의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ECB 위원들이 지속적으로 언급한 50bp 인상 가능성보다 낮은 수준이다.
3월 회의 이후 ECB의 행보에 대해서도 전망이 분분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3월 이후 ECB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실시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ECB의 최종 금리가 여름께 3.2%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의 3.5%에서 전망치가 낮아진 것이다.
시장에서 ECB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9.2% 상승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었던 10.6%에서 하락했다. 만일 이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계속된다면 ECB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벗 가능성이 대두되는 점도 ECB 비둘기파에게는 희망적인 요인이다. 만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 양측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게 돼 ECB도 이에 발맞춰 예상보다 일찍 긴축 통화정책에서 피벗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파네타 파비오 ECB 이사가 3월 회의 이후 통화정책을 미리 예단하지 말자고 발언한 점도 시장의 비둘기파적 기대를 뒷받침했다.
TS롬바드의 데이빗 오네글리아 디렉터는 "파비오 ECB 이사 발언으로 시장의 비둘기파들이 결집하고 있다"며 "ECB는 미국 연준과 통화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다른 방향으로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만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ECB의 긴축 정책도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ECB 위원들이 강경한 입장이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며 더 많은 경제 지표가 나오길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니크레딧의 프란세스코 마리아 디 벨라 채권 전략가는 "ECB 위원들이 2분기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ECB의 3월 이후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UBS도 지난해 12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하락했지만, ECB 피벗을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플레 환경 모두가 바뀌어야 ECB가 피벗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근원 인플레와 인플레 기대치, 임금 등 다양한 지표에서 물가상승률이 하락세를 나타내야 ECB가 피벗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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