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의 역설' 글로벌 채권시장 강세 속 KP 조달 이례적 공백기
  • 일시 : 2023-02-02 08:48:21
  • '호황의 역설' 글로벌 채권시장 강세 속 KP 조달 이례적 공백기

    연초 효과에도 줄줄이 발행 연기…원화채 강세 여파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외 채권시장 호황이 도리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이례적인 공백기라는 결과를 낳았다.

    통상 1~2월의 경우 연초 효과 등을 겨냥한 발행사들의 조달이 빗발치지만, 올해는 원화채 초강세와 스와프 부담 등이 맞물려 보름 이상 투자자 모집이 중단된 상황이다. 발행사들이 속속 조달 연기를 택하면서 한국물 시장은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원화채 초호황에 주춤해진 한국물 조달

    2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우리은행의 글로벌본드(144A/RegS)와 한국주택금융공사 스위스프랑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북빌딩(수요예측)을 끝으로 보름여 간 달러화 한국물 시장이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뒤이어 북빌딩을 준비했던 현대캐피탈과 한국주택금융공사(유로화 커버드본드), 한국전력공사 등이 조달 연기를 결정하면서 한국물 시장 공백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한국물 시장은 연초 풍부한 유동성 등을 겨냥해 활기를 띠었다. 135일룰 등으로 2월 중순 이후 글로벌본드 조달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1월과 2월 초 윈도우(window)를 둘러싼 발행사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올해도 연초 조달을 목표로 한 발행사들의 움직임은 숨 가빴다. 올 초 발행을 앞두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홍콩 등의 현지 투자자를 만나는 등 일찌감치 준비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던 터라 당시만 해도 새해 발행 등을 둘러싼 긴장감이 이어졌다.

    우려와 달리 글로벌 채권시장은 연초 초호황기를 맞았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관측되면서 기관들의 채권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영향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무디스 기준 'Aa2')과 포스코(Baa1), SK하이닉스(Baa2) 등의 경우 북빌딩에서 15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확인하기도 했다. 한국물은 물론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아시아 발행사 역시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는 등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다만 원화채 시장 또한 초강세를 보이면서 한국물 조달 이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급등했던 스프레드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달러채 경쟁력은 점차 약화했다.

    통화스와프(CRS) 금리 변동성 등도 영향을 미쳤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CRS·IRS(화면번호 2403)'에 따르면 지난 10일 CRS 5년물 금리가 3.5%까지 치솟으면서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는 비용이 급증했다.

    전일 이 금리는 3.17%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가파른 원화채 스프레드 축소와 CRS 금리 변동성 등이 맞물리면서 발행사들은 속속 외화채 조달 일정 연기를 택했다.

    ◇급변하는 조달 환경, 발행 관망 기조 형성도

    역대급 호황에도 발행을 고민하는 건 한국 기업만의 이슈는 아니다. 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에도 글로벌 채권 발행량은 이를 충족할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채권 사자 행렬에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의 조달 여건은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한국물을 포함한 시장 전반적인 달러채 발행은 이전보다 주춤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달러채 북빌딩이 단 한 건도 진행되지 않는 날도 등장했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발행사가 조달에 나서는 것은 물론 시장 규모 자체도 상당한 터라 통상 연초 발행이 줄을 이었다.

    시장 금리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서 최적의 조달 타이밍을 가늠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에서 발행사 우위의 시장으로 분위기가 다시 바뀌면서 금리가 더 떨어지면 조달에 나서자는 움직임 또한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한국물 발행은 이번 달 재개될 전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KDB산업은행 등이 이달 북빌딩을 목표로 달러채 조달 작업을 준비 중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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