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금융 괴리] 최대 무역적자에도 원화 강세 유지될까
  • 일시 : 2023-02-08 09:45:30
  • [실물 금융 괴리] 최대 무역적자에도 원화 강세 유지될까

    연준 속도조절론 등 대외여건

    원화 저평가 매력 부각

    달러 약세기조 '유효'…올해 상고하저 흐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우리나라가 지난달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론 등 대외여건이 달러-원 하락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달러 강세로 원화가 저평가구간에 진입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참가자는 최근 미국의 1월 고용지표 등으로 원화 강세가 주춤한다면서도 올해 달러 약세 기조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가고 중국의 경제 재개 등으로 원화 약세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달러-원은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원 하락세 지지하는 대외여건…원화 '저평가' 매력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은 1,255.30원으로, 지난해 말(1,264.50원) 대비 9.20원 낮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한국경제 성장동력인 수출이 부진한데도 서울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462억7천만달러(56조9천억원)로 작년 같은 달(554억6천만달러)보다 16.6% 감소했다. 수입액은 589억5천만달러(72조6천억원)로 2.6% 줄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마이너스(-) 126억9천만달러(15조6천억원)로 월간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956년 무역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시장은 연준의 속도조절론 등 대외여건이 달러-원 하락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부터 50bp를 인상하며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올해 2월 회의에선 25bp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긴축 우려가 줄었다.

    또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정책전환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BOJ가 10년물 국채금리 허용범위를 기존 ±25bp에서 ±50bp로 확대한 영향이다.

    역외 달러-위안은 중국의 경제 재개로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등도 중국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하며 중국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했다.

    유럽의 에너지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달러 강세를 주춤하게 했다. 앞서 지난해 겨울을 앞두고 유럽 에너지 위기론이 제기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듯한 날씨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럽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했다. 유로-달러도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 달러 강세로 원화 저평가매력이 부각된 점도 달러-원 하락세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초체력이 좋지 않은데도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초부터 10월 25일까지 원화는 달러 대비 13.67% 절하됐다. 작년 10월 25일은 달러-원이 장중 연고점(1,444.2원)을 찍은 날이다.

    같은 기간 주요 통화 중에서 원화 절하 폭이 가장 크다. 은행 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달러가 초강세를 기록하면서 다른 통화가 저평가됐다"며 "특히 원화 절하 폭이 컸고, 그에 따라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 원화 강세 '주춤'…중장기 달러 약세 기조 '유효'

    하지만 최근 달러-원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근 3거래일간 달러-원은 35원 급등했다. 달러강세 재료가 겹친 결과다.

    미국의 1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고용이 예상치를 웃돌고 실업률이 5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상승하고 달러-원이 내렸다.

    미·중 갈등도 부각됐다.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본토에 떠 있는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된 점도 최근 달러-원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진단됐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호조와 함께 우리나라의 1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이 달러-원 상승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초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 7조3천14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서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2천286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만기를 재투자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8조7천955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증권사 한 딜러는 "내외 금리 차 벌어지는 와중에 차익거래 유인이 감소해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지난해처럼 달러-원이 급등하는 모습이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장기적으로 달러-원은 올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준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끝나가는 데다 달러 약세 기조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은행 한 딜러는 "최근 달러 강세로 달러-원이 올랐으나 작년처럼 달러 강세 일변도는 아니다"며 "달러-원이 오르면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달러-원 상승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고용보고서로 연준의 긴축우려가 고조됐으나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재개도 원화약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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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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