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선진화…시중은행도 외은지점도 고민 한가득
국내은행, 딜링룸 확대 숙제…해외 경쟁력 걱정도
외국계은행은 서울 공동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선진화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이 저마다의 과제 점검에 나섰다.
당국과 시장 참가자들이 1년 이상 물밑에서 논의를 이어왔지만, 여전히 당면한 이슈는 산적했다. 인력 문제를 시작으로 경쟁력의 한계도 실감하는 등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9일 시장참가자들은 환시 선진화를 앞두고 딜링룸을 확대 운영하기 위한 제반 사항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장시간 연장에 맞춰 딜링룸에 필요한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것부터 야간시간에 처리할 만한 거래 수요를 찾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A은행의 관계자는 "개장시간이 연장되면 외국계은행은 싱가포르와 런던으로 북을 돌리면 된다"며 "반면 해외 쪽 네트워크가 약한 국내은행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고객 확보는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며 "당장 역내에서 야간에 나올 수 있는 수출입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은행의 외환 관계자는 "딜러가 교대근무를 해도 주 52시간제와 야간수당, 저녁 등 챙겨야 할 것이 많다"며 "선진화 방안 자체도 아직은 추상적이라서, 지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런던이나 뉴욕 등 해외에 트레이딩 데스크를 확보한 은행들은 인력 운영을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서울 환시의 개장시간 연장이 역외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7일 외환시장 구조 개선 세미나에 참가한 복수의 전문가들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편리한 NDF 거래에 밀려 시장이 제대로 활성화하지 않으면, 만반의 준비를 해봐야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C은행의 관계자는 "일부 우려처럼 흥행 참패가 제일 걱정된다"며 "새벽 2시 이후엔 NDF 거래로 다시 돌아갈 텐데 과연 환시에 들어오려고 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야간에 거래 물량이 많이 들어오면 괜찮은데 갑자기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국내 은행과 거래하려고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환시 선진화 도입 초기엔 선도은행의 시장 조성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당국은 해외 소재의 인가받은 해외금융기관(RFI)의 신고와 보고 등의 업무를 선도은행에 업무위탁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런 만큼 현재 6개인 선도은행의 수를 늘리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야간 시간대 EBS 등 전자 플랫폼을 통한 NDF 거래가 가능해질 것인지도 시중은행이 주목하는 과제다. 해외기관들이 현물환 시장과 NDF 시장을 오가며 거래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의 경우 NDF 거래가 자유롭지 못하면 포지션 반대거래에 어려움이 클 수 있는 탓이다.
외국계은행은 주로 국내와 해외 지점 간 트레이딩 인력 재배치 가능성에 주목했다.
세일즈 인력은 국내 영업을 위해 지점 인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반면 트레이딩 인력은 최소한의 인원을 남기고 해외 지점으로 이탈해도 거래에 문제가 없다.
D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개방되면, 본점에서는 굳이 딜러를 서울 지점에 둘 필요가 없다"며 "실제 싱가포르에 있는 딜러는 통화를 여러 개 맡아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은행들이 우르르 빠져나가진 않겠지만, 미세 조정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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