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통방일 벌써 3번 변경…시장과 약속보다 국제회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한종화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이후 벌써 세 번째 통화정책방향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일자를 변경하면서 시장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스와프(IRS) 등 주요 파생상품 거래자들은 기준금리 결정 일자가 바뀌면 기존 거래한 포지션에 대한 픽싱(Fixing) 리스크 관리에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통방일 일정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시장의 어려움이 적지 않았는데,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한은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국제회의에 종속된 금통위 일정…이 총재 거의 절반 변경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4월 13일 예정됐던 금통위는 11일로 개최일이 이틀 앞당겨졌다.
이유는 4월 12~15일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일정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에도 7월과 10월 금통위 일자를 중앙은행 총재회의 등 국제회의 참가를 이유로 변경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해 5월 금통위부터 회의를 주재했고, 오는 4월 회의가 꼭 8번째 회의다. 취임 이후 1년치 회의 중 절반에 가까운 세 번의 일정을 변경한 셈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에는 금통위 일정이 변경되는 것 자체가 이례이기 때문이다.
전임 이주열 총재의 경우 재임기 8년의 동안 2019년 한 차례, 2014년 한차례 있었다. 이 중 2019년은 국제회의 일정이 이유였지만, 2014년의 경우 국정감사 일정으로 일자가 변경됐다.
한은은 매해 말 다음연도의 금통위 일정을 확정해 발표한다. 주요 국제회의 일정을 과거 관례를 고려해 예측한 이후 이를 피해 일정을 짠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회의 일정이 예상과 다르게 결정되거나 중간에 변경되는 경우도 있어 금통위 일정 변경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한은 입장이다.
예고된 금통위 일정을 준수하는 것보다 총재의 국제회의 참석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도 강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총재가 주요 국제회의에 참석해서 주요국의 경제 및 정책 방향에 대해 정보를 획득할 기회를 잃는 것이 금통위 일정 변경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과 약속은 어쩌나…실무 어려움도 가중
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가 금통위 일정 변경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전에 발표된 금통위 일정에 맞춰 파생상품의 픽싱 일자 등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금통위 일자가 바뀌면 예기치 않게 픽싱 시점의 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전체적으로 혜택을 보는 참가자와 손해를 보는 참가자가 혼재되겠지만, 개별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문제다. 기존 계약의 픽싱 일자를 조정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탓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일자가 바뀌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해외 투자기관의 베테랑 딜러는 "선진국 중앙은행은 물론 신흥국 중앙은행 중에도 이처럼 금리 결정 일자가 자주 바뀌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 총재가 한은의 선진화를 이야기하지만, 통방일을 이처럼 쉽게 바꾸는 것 자체가 후진성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나 변경된 데 대해 시장에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이런 목소리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도 "만약 4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면 기존 거래자들의 손익 계산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금리 동결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스와프 딜러들은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도 국제회의와 겹치는 데 따른 금통위 일정 변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향후 개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표했다.
위의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도 구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향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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